집필을 시작하며 몇 가지 염두에 둔 것이 있다. 내셔널 갤러리는 서양미술사를 개괄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내셔널 갤러리의 걸작들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흐름을 잡을 수 있지만, 필요하다면 다른 미술관의 작품들도 함께 다뤄 미술사의 전체 흐름을 전하고자 했다. 또한 작품에 깃든 화가의 삶도 담아내려 노력했다. 물론 작품은 그 자체로 평가받아야 하며, 외부적 요소를 지나치게 개입해 해석하는 것이 항상 옳지는 않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화가의 삶 속에서 작품의 의미를 밝히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배경지식을 제공하고자 했다. 서양미술사를 다룬 책을 읽다 보면 배경 설명이 부족해 다른 자료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가능한 한 독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작품을 하나의 맥락 안에서 이해하는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책 속에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키워드와 다양한 이야기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