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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김상배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8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영천

최근작
2021년 5월 <아무것도 아닌>

낮술

우주나 자연 같은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자유와 희망 따위는 노래하지도 않았다. 그냥, 하염없이, 내 가까이 있는 사람들만 바라보며 살았다. 세월이 흘렀다. 그 사람들이 모두 시(詩)가 되었다. 더러는 삶의 지게가 너무 가볍다고 눈총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내 지게의 짐을 스스로 늘리지는 않았다. 비록 남들이 보기에는 구차한 행로(行路)였겠으나, 나는 조금도 지치지 않았고, 마침내 내 삶의 무게조차 즐거워졌다.

아무것도 아닌

2012년 가을에 『낮술』을 펴낸 후 9년이 더 지나서 네 번째 시집 『아무것도 아닌』을 묶는다. 『낮술』 이후 시의 형식을 빌려 페이스북에 엽서처럼 올려놓은 생활의 편린片鱗들이 4백 조각 정도가 되는데, 그중에서 68편을 추렸다. 시편을 엮으면서 시간의 목마木馬를 타고 세월의 저편을 달리노라면 추억은 주마등처럼 쓸쓸하였으니, 시집을 발간할 때마다 지나간 시공時空을 굳이 다시 목도目睹하는 외로움은 여여如如한 것이다. 사십여 년 전 시를 처음 만났을 때는 제 이름으로 된 시집 한 권을 가지는 것이 일생의 목표였으나, 이번으로 벌써 네 번째 시집을 상재上梓하게 되었으니 이제 여한이 없다. 시여, 내 청춘의 동반同伴이여, 볼품없는 이 생애에 너의 더께마저 쌓이지 않았다면, 나의 산책은 낙타가 없는 사막처럼 고단했으리니. 먼지 자욱한 책장에 내 시집 몇 권이 꽂혀있지 않았다면, 나의 생활은 횡단보도 신호등 옆에 피어있던 그 여름날의 애기똥풀처럼 처량했으리니. 2021년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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