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허락하신 시인 윤동주(1917-1945)
내면의 뼈가 강하기에 시 한 편 발표할 수도 없는 암울한 시대에서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처럼” 십자가가 허락한다면 어두운 하늘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흘려야 했던 윤동주.
많은 시인들이 문학을 포기하고, 붓을 꺾어야했던 그 때에 시인은 묵묵히 주어진 길을 걸었다. 마지막 순절의 시인…
형무소에서 맞는 주사와 쉼 없는 노동으로 피골이 상접한 시인의 죽음은 큰 고통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허락받은 십자가 고난 뒤에 부활의 소망도 찬란하게 피어났다.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시인은 슬픔과 고통을 넘어선 희망의 나라에 대하여 노래하며 찬란한 부활을 맞이하였다. 시인의 불멸의 가치는 윤동주 찬가를 노래하듯이…
작은 씨앗 같은 존재이지만 윤동주 찬가를 쓰게 되어 영광스럽습니다. 이 언덕에서 서정시의 씨앗들이 싹틔워져 윤동주 찬가가 힘차게 울려퍼지기를 앙망하고 또 앙망합니다.
2024년 3월 1일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십대부터 그대의 정열은 스페인의 투우처럼 열정적이었다.
얼굴에 미소와 선함이 가득한 왕자처럼 말이다.
나의 아저씨, 기생충, 화차, 잠, 끝까지 간다 등…
<잠>에서 “빙의된 척” 열연하는 인상 깊은 연기!
<끝까지 간다>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긴장감 넘치는 연기!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자신을 도청하고 감시하던 여자애를 끝까지 감싸주는 따뜻한 어른의 연기!
그는 우리에게 힐링의 연기 절정을 보여주었다.
<화차>에서는 아내에게 배신당하는 모습을 보이며 끝까지 고군분투한다.
<기생충>에서 상류층 남성 역을 맡으며 온화한 듯 보이지만 하류층이 선을 넘는 건 참지 못하는 위선적인 인물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따뜻한 의사의 <하얀 거탑>, 영화 <알 포인트>에서는 귀신과 싸우는 군인 역할, 걸걸하게 욕을 하며 귀신에 홀려 미쳐가는 그의 연기는 작품 속 캐릭터를 소화하는 그 이상의 뛰어난 연기였다.
<내 아내의 모든 것>, <미옥>,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쩨쩨한 로맨스>, <체포왕>, <임금님의 사건수첩>, <성난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이선균의 연기는 영화와 드라마의 신이 되었다.
특히 이선균은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프랑스 칸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의 상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그는 담백한 캐릭터와 로맨틱한 연기로 빛나는 인생을 살고 있었다.
이선균 배우의 죽음은 개인의 죽음을 넘어선 세계적인 부고이다.
이선균이라는 강력한 소프트파워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한 명의 연예인을 넘어 한국 대중문화의 소중한 “문화 자산”을 잃어버린 한국은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빛나는 순간 절정에서 생의 끝이 되었다.”
누가 이 큰 별을 위로할 수 있을까?
2024년 1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