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꼬마 서연이가 주사와 쓰디쓴 약으로 가득 찬 어린이 병동에서 겪었던 모험과 우정, 만남과 이별에 관한 것입니다. 생후 6개월 무렵 찾아온 구토와 고열에 그저 심한 감기에 걸린 줄 알고 병원에 입원했던 서연이는 4살이 되도록 병명조차 알지 못하는 병마와 싸우며 무려 열 번이 넘는 수술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가족이 있는 집에도 돌아가지 못한 채 엄마와 둘이서 어린이 병동에서 지내야 했던 서연이는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생일도 병원에서 맞이했고 첫 걸음도 병원 복도에서 떼어야 했습니다. 듣기만 해도 안타까운 사연을 가졌지만 서연이는 세상 어떤 아이보다 반짝이는 눈으로 친구를 바라볼 줄 알았고, 자신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도 귀를 쫑긋거렸으며, 봄날 꽃들처럼 환하게 소리도 내지 않고 웃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신기했습니다. 이 조그만 아이가 무슨 힘이 있어 이 크기를 알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지지 않고 예쁘게 자라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서연이와 함께한 1년 동안 알게 되었지요.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힘겹게 병마와 싸우고 있기에 어린이 병동 식구들 사이에는 더 뜨거운 우정이 흐르고 서로를 진심으로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으며, 그래서 서로에게 기대어 지치지 않고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무엇보다 서연이와 엄마가 흔들림 없는 강인한 사랑으로 서로를 지켜주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3학년인 진주가 엄마와 보낸 마지막 6개월여의 시간을 회상한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병마에 신음하던 엄마는 아직 어린 진주와 인우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병과 싸워 이겨 내고자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순간은 더없이 불안해하며, 어떤 순간은 간절한 기도를 올리며, 할 수 있는 한 온 힘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며……. 그러면서 엄마는 진주가 모르게 한 편씩 한 편씩 영상 편지를 준비해 둡니다. 그것은 혹시 찾아올지도 모를 그날 이후에도 진주가 너무 아프지 않게 이별의 강을 건너갈 수 있기를 바라는 엄마의 사랑이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릴 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엄마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읽는 여러분에게 진주의 회상을 따라가며 엄마의 소중함을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목에서 이미 알아차렸을지 모르지만 이 책은 ‘MBC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 중 한 편으로 방송됐던 <풀빵엄마>를 바탕으로 쓴 동화입니다. 50분짜리 다큐멘터리에 다 담을 수 없었던 아이들과 풀빵엄마의 사랑을 작가적 상상력을 보태어 그려봤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