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것은 '허섭스레기 같은 수학책'이다. 수학자들은 때론 비극적이고 때론 희극적이다. 사실 사람은 모두 나이가 들어 죽을 때는 비극적이지만(만약 젊어서 죽는다면 더 비극적이겠지만) 몇십 년, 몇백 년이라는 시대를 두고 그 모습을 바라보면 희극적이기 때문에 이 점은 분명하다.
보통 과학자를 다룬 전기를 읽어 보면 거의 대부분 "훌륭한 사람도 특이한 성격을 갖고 있다."라는 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나는 이런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금은 특이한 성격을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 즉 "특이한 사람이라도 훌륭한 면이 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러한 역발상으로 "수학은 허섭스레기 같은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대명제를 주장하고 싶었다.
나는 수학자를 서열화해서 순위를 매기지 않고 내 마음대로 차례로 정했다. 칸토어(Georg Cantor)처럼 위대한 수학자도 넣고 싶었지만 정신병원에 들어간 경위 같은 중요한 이야기를 잘 몰랐기 때문에 아쉽지만 생략했다. 앞부분에 그리스 수학자가 몇 명 나오고, 중국과 이슬람 수학자는 다루지 않았다. 대체로 수학자가 몰려 있는 유럽에 치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