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돌을 놓으며
첫 동시집 『하얀 징검돌』 하나를 놓고
두 번째 동시집으로 징검돌 두 개를 놓는다.
내 동시 징검돌이
앞으로 몇 개가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징검돌의 개수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이 밟고 지나갈 때
흔들리지 않는 징검돌이 되기 위해
나름 다지고 다져
튼튼한 징검돌을 놓기는 했지만
함께 재미있어 했으면 더 좋겠다.
2024년 여름
오원량
배고팠던 어린 시절
친구들과 산에 가서
진달래꽃, 찔레 순, 머루, 달래 등을 따 먹으며
즐거운 가난을 보냈던 때가 떠오른다.
어쩜, 나의 산행은 그 어린 시절 때부터였으리라.
그렇게
나는 산행을 하며 성숙해 지고
어느 날 산은 나의 근엄한 스승이 되었다.
그 근엄한 스승이 그리워 산에 가고 또 간다.
부산 금정산 아래서
오원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