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잘 알려진 동요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는 짧은 멜로디가 저절로 흥얼거려질 정도로 아주 익숙한 동요입니다. 이 노래엔 두 손의 손가락을 서로 교차하며 위로 올라가는 귀여운 율동이 곁들여집니다. 딸아이가 율동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그림책의 출발이 되었습니다.
걱정상자, 불안 그림책을 만들며, 용기에 대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걱정과 불안의 감정은 불쑥불쑥 나를 찾아오는데,
용기는 마치 마음속에서 보물 찾기를 하듯, 내가 찾아다녀야 하는 것이구나 라구요.
두려움, 어려움의 감정의 저편에 용기라는 힘이 있습니다.
두려움에 자주 가려지는 보물, 오랫동안 찾지 않으면 빛을 잃어가는 보물,
하지만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는 보물
두려움을 이기고 찾아내, 먼지를 털어내면 빛이 나는 보물. 그리고 나에게 힘을 주는 보물.
그 보물의 이야기를 책 읽기의 즐거움과 함께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귀여운 영웅들과 함께 마음속 용기를 찾아서요.
언젠가 본 영화 <거인>이 마음 쓰리게 남아있습니다.
한 번쯤 이야기하고 싶었던 아이의 시간으로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영재는 위탁시설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이입니다.
엄마와 아빠가 있지만, 그 어른들 마저도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며 쓰러져 가고 있습니다.
영재는 살아보려 애쓰지만,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 영재에게는 커다란 절벽처럼 느껴집니다.
그래도 살아내려는 아이의 모습이 영화 속에 안타깝게 그려집니다.
영재는 집에서 시설로, 또다시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떠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재에게 어른이 되는 시간은
떠밀리고 떠밀리며 외로이 뿌리 내릴 곳을 찾아 헤매이는
가날픈 나무의 시간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절망 가득한 아이의 눈빛이 잊히지 않았습니다.자신의 자리에 뿌리를 내린 후, 껍질을 터트리며 자라 가기 시작하는 나무의 삶처럼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크랙] 그림책 안에 담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어른이 되는 시간.
삶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그 시간의 시작,
갈라지는 아픔으로 쓰러지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