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미술교과서를 집필하면서 ‘세계시민으로서의 갖추어야 할 예술적 소양은 어떤 방식의 미술교육이 가장 이상적일까?’ 더불어 ‘미술영재 프로그램을 통해 입시에 바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좀 더 재미있게 대학입시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미술과정 운영과 논술 및 토론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때, 비로소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미술작업에 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논술 및 토론수업을 통한 사고력 신장을 통해 자신이 표현해야 할 주제와 방향을 잡아가는 것을 보면서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저 또한 학생들 덕분에 사람에 대해, 미술 분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워온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미술이 좋아서 전공으로 선택하였다지만 고등학교 3년은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입시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즐거울 때도, 힘들 때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뒤 늦게 그림을 그리면서 많은 회의와 망설임, 그리고 행복할 때보다 고뇌하고 힘들 때가 더 많다는 것을 다시 피부로 느낄 때가 많으니까요. 그러나 그래도 제가 미술을 계속하는 이유는 그저 좋아서, 그리고 무엇인지 모를, 미술이 아니면 행복할 것 같지 않다는 저만의 사명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긴 입시기간에 누구나 힘들 때도 있지만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여러 가지 활동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학생들을 보면 준비하는 방법과 자세에서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에게 맞는 올바른 방법으로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입시에서 자신이 목표하는 바를 이루는 데는 주변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이 확실히 성공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지금 하고 있는 입시준비가 재미있어야 하겠지요.
그런 이유로 꼭 미술학원에서 오랜 시간을 입시준비에 매달리는 것보다 내 주변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두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부터 여러분의 의식과 아이디어, 자신이 나갈 미술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대학입시에는 필연적으로 경쟁이 따라옵니다. 30여 년간의 입시지도 경험으로 볼 때 경쟁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의미 없는 경쟁이 나쁜 것이지요. 제대로 된 경쟁을 통해 학생들이 살아갈 방향을 찾고, 사고력이 신장되며, 자신의 삶에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갖게 된다면 대학입시가 그저 무의미한 경쟁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그러나 그렇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려면 수험생 각자의 몫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많은 미술대학교 졸업자들이 꼭 미술을 직업으로 갖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교 졸업 후 미술과는 전혀 관계없는 직업을 갖는 제자들도 많았지요. 직장생활을 오래 한 제자들과 대화해 보면 직업의 선택이 타의에 의해서든, 또는 자의에 의해서든 미술전공자는 어떤 직업을 가져도 그동안 배운 것들을 자신의 일에 적용하여 남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미술을 전공으로 선택하였다는 것은 후에 어떤 직업이나 삶을 운영해도 미술전공자로서 배운 것들을 평생 써먹는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따라서 미술을 전공으로 선택한 많은 학생들에게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는 목표는 단순한 입시정보의 제공이 아니라 미술을 전공하는 입시생들이 힘든 3년이라는 과정을 극복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입시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이 글이 저의 목표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걱정되기도 하지만 미대입시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이글을 읽는 모든 학생들이 마음은 여유 있게, 몸은 바쁘게 움직여 자신의 능력을 키워 목표하는 대학에 합격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