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기본기를 훈련하자
“목사님, 개신교와 가톨릭의 다른 점이 뭔가요?”
이것은 초신자가 던진 질문이 아닙니다. 어렸을 때부터 믿음생활을 해온 한 장로님이 오래전 제게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한 질문입니다. 이 외에도 목회 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왜 하나님은 선악과를 만드셨나요? 하나님이 선악과를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게 아닌가요?”
“십일조를 안 하면 구원을 잃어버린다는 말이 진짜인가요?”
믿음의 기본기를 훈련하자
“목사님, 개신교와 가톨릭의 다른 점이 뭔가요?”
이것은 초신자가 던진 질문이 아닙니다. 어렸을 때부터 믿음생활을 해온 한 장로님이 오래전 제게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한 질문입니다. 이 외에도 목회 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왜 하나님은 선악과를 만드셨나요? 하나님이 선악과를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게 아닌가요?”
“십일조를 안 하면 구원을 잃어버린다는 말이 진짜인가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666 짐승의 표는 베리칩을 말하는 건가요?”
“제가 진짜 구원을 받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있지요?”
올해로 저는 목회생활 25년째에 접어드는데, 이 같은 기독교의 기본 교리에 관한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에 대해서,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신학교에서 조직신학과 성경신학을 배우긴 했지만 성도들에게 쉽고 분명하게 설명해주지 않아서, 교회를 오래 다닌 성도들도 기독교의 기본 교리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스포츠나 예술, 공부나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기본기를 확실히 다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입문하면서 돈을 아끼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전문가에게서 기본기를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더 힘들어집니다. 부실공사를 피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초공사를 튼튼히 한 후에 건물을 지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기본기의 중요성이 가장 요구되는 것은 바로 크리스천의 믿음생활입니다.
(중략)
무엇보다도 이 시대는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영적인 공격과 이단의 미혹이 많기 때문에 목회자와 성도들이 올바른 신학과 신앙을 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 재무부에서는 위조지폐를 가려내는 전문 요원들을 양성할 때, 위폐를 보여주기보다 먼저 진짜 화폐를 몇 년 동안 철저하게 분석하고 익히게 한다고 합니다. 진짜를 확실하게 알면 어떤 가짜가 와도 금방 식별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과 성령의 기본기가 확실히 잡힌 교회는 어떤 가짜 복음이나 이단의 공격을 받아도 능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단들은 자기 사람들에게 철저하게 이론 교육을 시키는 반면에, 정통 기독교 교회들은 성도들에게 기독교의 핵심 교리들을 분명하게 짚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제가 목회하는 교회 성도들부터 확실하게 기독교의 기본기를 다져줘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매 주일 강단에서 “기독교 에센스”라는 시리즈 설교를 통해 성도들에게 기독교의 기본기를 심어줬습니다. 그리고 성령님의 요청에 따라 그 내용을 기도하면서 책으로 정리하여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원죄, 구원, 믿음, 삼위일체 하나님, 말씀 묵상, 교회론, 종말론, 세상 속에서의 교회의 사명’ 등과 같은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기독교의 핵심 교리들을 다루었습니다. 저 자신부터 다시금 배우는 심정으로 심혈을 기울여서 조심스럽게 한 장 한 장을 집필했습니다.
모태 신앙자들을 비롯해 장로, 집사 같은 직분자들도 기독교 기본 교리를 계속적으로 복습해야 합니다.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을 때 호날두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개인 훈련 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는데, 전부 다 축구의 아주 기본적인 동작들을 수없이 반복하며 연습했다고 합니다. 영적인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적인 기본기를 평생 확인하고 또 점검하며 복습해야 합니다. 기존에 성경공부를 많이 했거나, 신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자신은 열외 대상이라고 생각하여 방심하면 안 됩니다. 지식이 문제가 아니라 삶이 받쳐줘야 하는데, 그것은 평생 수도 없이 복습하면서 전반적인 삶의 태도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도록 할 때만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영적 지도자들도 함께 이 책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교단과 교파에 따라서 조금씩 신학적 해석이 다른 예민한 부분들이 있음을 밝힙니다. 특히 성령론과 종말론에서는 그런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미세한 신학적 차이들을 객관적으로 소개할 뿐,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믿음의 공통분모가 ‘순수한 복음’이라는 사실이 중요하지, 미세한 신학적 차이들로 인해 싸우고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교단과 교파의 차이를 넘어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으로 마무리하지 않는 교리나 신학은 주님의 교회에 덕을 세우지 못할 것입니다. (중략) 지금은 마지막 때입니다. 악한 세상과 대결하여 승리하기 위해서 주님의 교회는 정예화되어야 합니다. 부족한 글이 주님의 군대를 강하게 세우는 작은 도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2014년 3월
한 홍
하나님이 내시는 길이
최고의 길이다
“여진구 대표입니다. 하하하.”
항상 씩씩한 규장 여진구 대표의 전화였다. 그의 우렁찬 웃음소리가 오후의 피곤한 일정에 지쳐 있던 나를 미소 짓게 했다(그는 좀 어색하다 싶으면 크게 웃는 습관이 있다). 간단한 안부 인사가 끝난 뒤 그는 바로 본론을 꺼냈다.
“올해 새로운교회 표어 ‘하나님이 내시는 길’이 참 좋더군요. 그리고 그것을 주제로 신년 40일 특별새벽기도가 너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면서요? 기도로 하나님이 내시는 길을 찾아간다는 것,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매일 특별집회처럼 주일예배 이상의 열정으로 설교하시더군요. 저도 앱으로 매일 설교 들으며 은혜 받고 있습니다. 책으로 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내심 좀 당황했다. 왜냐하면 올해가 종교개혁 5백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에 여름에 CTS에서 평신도를 위한 종교개혁 특강 시리즈를 하면서, 동시에 규장에서 종교개혁사 책을 내기로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교회 내에서 리더십 관련 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교회사로 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 그래서 처음으로 전공을 발휘하여 종교개혁사 책을 내기 위해 작년부터 규장 측과 의논하며 준비 중인데, 그 전에 또 책을 내자니 실로 당황스러웠다. 너무 짧은 시간에 다작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나 여 대표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하하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요. 몇 달 간격이 있으니까 상관없습니다. 이 책이 먼저 나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나는 그에게 또 설득되고 말았다. 출판사로 원고를 보내기 위해 부랴부랴 새벽설교 원고들을 다시 꺼내어 읽는 동안 내가 어떻게 2년째 신년 40일 특별새벽기도 집회를 하게 되었는지 곰곰이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원래 새벽기도 체질이 아니다. 교역자가 되어서야 비로소 새벽기도를 다니기 시작했고, 부교역자 시절에도 다른 것은 다 해도 새벽기도만은 몸에 잘 붙지 않았다. 그러나 8년 전 교회를 개척하면서부터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새벽기도를 하게 되었다. 대형교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사역하다가 갑자기 광야 같은 개척의 현장으로 나오게 되니 기도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새벽예배 전과 축도가 끝난 뒤에 나는 바닥에 무릎 꿇고 얼굴을 땅에 대고 결사적으로 주님께 울며 기도하며 매달렸다. 그렇게 해야 그 외롭고 힘들던 시기를 견딜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불쌍히 여겨주셔서 교회는 큰 은혜 가운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결코 만만치 않은 강남 땅에서 새로운교회의 폭발적인 성장은 한국교회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목회는 재미있었고 교회의 성장은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2014년 말, 교회에 큰 어려움이 왔다. 교회 초창기부터 함께 해왔던 수십 명에 달하는 제직들이 나에 대한 악성 루머들을 퍼뜨리며 교회를 떠났다. 남아 있던 성도들도 큰 상처를 받았고, 나는 사람에게 실망하고 상처받아서 설교할 기운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내 설교에 은혜 받았다던 교인들이 이렇게 나를 오해할 수 있고, 쉽게 선동될 수 있구나 생각하니 너무 허탈했다. 이런 일은 다른 교회에서나 터지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기던 우리 교회에서 터지니 너무나 부끄럽고 믿을 수가 없어서 정신이 멍했다.
나는 육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당장이라도 목회를 그만두고 멀리 떠나고 싶었다. 하나님 앞에서 너무 죄송스럽고 힘들어서 제발 살려달라고 엉엉 울면서 부르짖었다. 그때 나는 모든 인간적 변명을 중단하고 입술을 지켰다. 대신 아내와 주위의 가족 친지들과 지인들, 그리고 백여 명에 달하는 교회 중보기도팀에게 비상 기도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부교역자들과 기도팀 성도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나를 위해 집중 기도를 해주었다. 그 기도의 힘으로 나와 교회가 몇 개월 만에 그 폭풍 같은 시간을 극복하고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후유증은 컸다. 나도 지쳤고 교회의 영적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었다. 살아 남기는 했지만, 나도 교회도 이렇게 힘이 빠진 채로 계속 갈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2015년 말, 성령께서 홀연히 ‘신년 40일 특별새벽기도’의 마음을 주셨다.
사실 40일 금식이나, 40일 새벽기도 같은 것을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한국교회가 자주 하던 조금 구시대적인 교회 프로그램 같았고, 마치 40일이라는 숫자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어떤 의를 쌓고, 다른 성도들 앞에 과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 교회를 누르고 있는 이 힘든 영적 적조 현상을 처리하는 길은 오직 불같은 기도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인들의 전폭적인 호응이 없으면 나 혼자라도 40일 새벽을 기도로 깨울 결심이었다.
송구영신 예배를 시작으로 드디어 2016년 40일 새벽기도의 신호탄이 올랐다. 출석교인 4천 명 중 4분의 1이 넘는 천여 명의 성도들이 매일 새벽 구름 떼처럼 몰려와서 함께 뜨겁게 기도했다. 새벽기도 실황을 인터넷과 스마트폰 앱으로 생중계하여 멀리 사는 교인들과 국내외 수많은 분들이 온라인으로 함께했다. 나는 외부 강사도 세우지 않고 혼자서 매일 새벽 메시지를 전했다. 그야말로 목숨 걸고 설교하고, 설교 후에는 혼신의 힘을 쏟아 부으며 기도했다. 40일 내내, 하루 종일 기도하고 설교 준비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놀라운 기적들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수많은 사람들의 병이 낫고, 가정이 회복되고, 마음의 상처와 정신적인 질환들이 치유되었다. 당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테러 현장에 있다가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로 시달리던 자매도 그날 새벽 현지에서 생중계로 새벽설교를 듣다가 치유 받기도 했다. 설교 후 모두가 일어서서 혼신의 힘을 다해 기도할 때 몇 번씩 본당 전체를 가득 메우는 크고 강한 주님의 임재를 불같이 체험하면서 나도 성도들도 감격해서 울었다. 특히 교회를 위해서 다들 생명을 걸고 기도했다.
그렇게 불같이 기도하니, 교회를 덮고 있던 모든 어둠의 잔재들이 깨끗이 물러가버렸다. 특별새벽기도 40일이 끝난 뒤 새로운교회는 완전히 다시 살아났다. 다시 교회 곳곳에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고, 기쁨과 평안과 능력이 샘물처럼 흐르기 시작했다. 어린 자녀들, 청년들, 장년들, 세대를 초월하여 새로운 성도들이 물밀듯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교회는 다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주님이 왜 교회를 가리켜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하셨는지 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어떤 시련과 위기가 와도 기도하면 교회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어디를 가도 자신 있게 간증할 수 있다. 최근에 어려움에 처한 교회의 목사님들 몇 분을 개인적으로 상담해드릴 기회가 있었는데, 내 조언은 심플했다.
“목숨 걸고 기도하십시오. 목사님 개인적으로도 기도하시고, 전 교회에 기도 운동을 일으키십시오. 기도로 정면 돌파하면 반드시 하나님이 교회를 살려주십니다.”
지금도 나는 무의식적으로 “하나님, 고마워요. 하나님, 감사해요”라고 읊조리곤 한다.
올해 2017년에도 우리 교회는 두 번째 신년 40일 특별새벽기도를 큰 은혜 가운데 마칠 수 있었다. 중간에 몸이 너무 아파서 쓰러지고 싶도록 힘든 때도 있었고, 여러 가지 영적 공격도 많았지만 하나님께서는 매일 버틸 힘을 주셨다. 작년의 특별새벽기도가 교회를 새롭게 살리는 뜨거움과 능력으로 가득했다면, 올해는 조용하면서도 성숙한, 그러면서도 영적 내공을 확실히 다지는 시간이었다.
작년과 올해 두 번의 신년 40일 특별새벽기도를 나는 매일 주일설교처럼, 부흥회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설교했다. 이 책에 2년 동안의 신년 40일 특별새벽기도에서 선포된 메시지들 가운데 핵심을 담았다.
기도에 관한 성경의 모든 말씀들을 찾아서 설교하려고 했는데, 그때 내게 특별한 감명을 준 책들이 있다. 25년간 인도 선교사를 지냈던 영국의 웨슬리 듀웰의 《기도로 세계를 움직이라》, 영화 <워 룸>의 여주인공인 프리실라 샤이러의 《열정(Fervent)》, 시대를 초월한 기도의 거장 E. M 바운즈의 기도 클래식 시리즈, 그리고 노르웨이의 경건한 신학교수 오 할레스비의 《기도》 등의 책들을 많이 참조하고 묵상했음을 책 서두에 밝히는 바이다.
요즘 현실이 너무 답답하니까 길이 안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정치도 길이 안 보이고, 경제도 길이 안 보이고, 자녀들의 미래도 길이 안 보인다고 한다. 뭔가 해법을 제시해야 할 교회도 길이 안 보인다고들 한다.
그러나 나는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내시는 길이 보인다고 믿는다. 그 길이 우리가 생각하는 길은 아닐 수도 있다. 박수갈채가 기다리는 길, 편하고 좋은 길이 아닐 수도 있다. 좁고 힘든 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내시는 길이 최고의 길이다. 기도하는 우리는 그 길을 함께 가는 믿음의 동지들이다.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며 담대히 하나님이 내시는 길로 행진하자. 이 시대를 사는 모든 믿음의 동지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2017년 봄에, 한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