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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류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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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아밤에서 사피까지>

아밤에서 사피까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예기치 않은 팬데믹은 우리를 장기간에 걸쳐 움츠리게 하고 일상을 얼어붙게 합니다. 위성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에 경의를 표하며 시골집 뒤꼍에 앉아 수시로 여행을 떠납니다. 백마를 탄 영주가 높은 언덕에 올라 끝없이 펼쳐진 자신의 영지를 둘러보듯 회사에서 지은 세계 각지의 플랜트를 찾아 마치 내 것인 양 지구를 빙빙 돌려가며 살펴봅니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이곳저곳, 알제리, 오만, 아랍에미레이트, 모로코, 사할린, 파푸아뉴기니,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이란, 이라크…. 시간을 쏟다가 아쉽게 접어야 했던 현장들도 돌아봅니다. 인디아, 베트남, 필리핀,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사막에서 밀림에서 얼음 구덩이에서, 시간과 자본, 거대한 노력이 켜켜이 쌓인 곳에 숨겨진 그 무수한 얘깃거리는 다 어디에 흩어져 있을까요. 아프리카 이곳저곳 몇 개의 플랜트로 남은 사내, 아쉽고 고통스러웠던 일과 성취의 자랑을 세월과 함께 희미해질 기억 속에 그냥 묻어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모든 프로젝트는 유니크하고 수행한 결과를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경연이 아니기에 일단 시간과 자원을 써버린 프로젝트는 매번 뿌듯함과 함께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느꼈던 자랑스러웠던 때, 준비 부족, 역량 미달로 부끄러웠던 나날들 그리고 생각하면 미소 짓게 하는 따뜻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됩니다. 회사의 경영진이 마주했을 전략적 고민과 새겨야 할 교훈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는 작은 경험과 에피소드입니다. 시간과 돌발상황과의 전선에 나선 전사의 몸으로 겪으며 항상 걱정하는 마음으로 그림자처럼 일하고자 했던 한 엔지니어에게 남은 추억의 그곳과 기억 속의 장면을 그대로 함께 들여다보는 기분으로 해찰하고 싶습니다. 할까 말까 하다가 하는 이야기도 지구를 돌려가며 바다 너머 세상을 늠름하게 바라볼 탁월한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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