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죽었다 다시 산 사람의 이야기는 어떠한가. 염라대왕이 빌려 준 남의 복으로 부자가 되었지만 약속한 30년이 되자 자신의 재산을 모두 복을 빌린 사람에게 준다는 이야기이다. 내용으로 본다면 자신이 빌려 쓴 복을 원래대로 되돌려준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또 다른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복을 빌려 살았듯이 우리 역시 타자의 도움 없이 혼자서 살 수 없다. 옛이야기에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타자와 함께 사는 삶을 위해 절제와 나눔의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삶의 철학이 스며 있다. 옛이야기의 세계는 상상 속 가짜 세계가 아니다. 거친 현실 세계를 살게 하는 힘과 철학이 담긴 리얼 팩트의 세계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옛이야기가 잊혀지지 않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수 있었던 생명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