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지요.
같은 공간이어도 머문 사람에 따라 다른 자취가 남기 때문이에요.
전 공간 안에서 구석을 가장 좋아해요.
구석에 기대어 앉아 있으면 무척 안심이 되고 편안하거든요.
그래서 나에게 텅 빈 구석 하나가 생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해 보며 까마귀에게 작은 공간 귀퉁이를 줘 보았어요.
그러자 아무것도 아니었던 그냥 구석은 까마귀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특별한 구석'이 되었어요.
특별한 구석이 되고 나니 예상치 못했던 일들도 벌어졌어요.
지금 당신이 이 책을 펼쳐 든 것처럼 멋진 일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