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고 너이며, 혹은 나 이전의 꿈인
내 안에 존재하는,
너를 써내려가는 숭고한 의식과도 같아서
멀리 손 내밀지도 못할 곳에서
첫사랑처럼 숨죽인 채 반짝이는
그, 순간이라고
찰나였다고
그러나 끝내
이루지 못해, 더욱 선명해진
첫 사 랑 이 라 고
나의 우주를 적는다
2019년 10월 25일
머문 계절을 읽어 본다
웃는 아이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녹아내리는 응어리를 발견한다
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늘 순간이라 답한다
정의할 수 있는 마땅한 단어를 찾을 수 없어
순간이라는 변명에 가두어
모든 순간에 꺼내어 만지작거리다
다시 꼭꼭 숨겨 두고 싶은
모든 나의 모든 순간
엿보기를 허용하기로 하며
슬쩍 손 내밀어 본다
2022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