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이해하는 데 "왜?"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을 개인의 상상력에 맡겨야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의 상상력으로 이해하면 되고, 지식인은 그 수준에 맞는 상상력을 발휘하면 된다. 신화는 전문가들에게 각자의 전문 지식을 토대로 심오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그 제재를 샘솟게 하는 샘물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매력이다.
... 신화와 관련된 회화나 조각, 신전의 부각, 도기신화화 등과 같은 예술작품은 이 모든 것을 좀더 쉽게 납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개 이런 작품을 만들어낸 예술가들은 이미 신화의 세계에 깊이 침잠하여 정신면역을 얻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깊은 영감으로 창조한 작품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잘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신화의 세계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예술작품들은 여러분의 상상력에 튼튼한 날개를 기꺼이 달아주는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그림을 공부하면서 거장들의 그림 가운데는 사자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안성맞춤인 그림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장들의 그림 중에는 내가 예전에 취급했던 사건의 뒷이야기나 사건의 주인공들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표현한 듯한 그림들이 있어 이를 모아왔다. 이것이 일반 시민들이 법의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글과 그림을 내놓으면서 시민 법의학이라 이름지었다.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외모 지상주의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생김새(외모)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표정'이다. 표정은 외모를 정돈하고, 또 정돈된 외모를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표정은 마음의 조각품이라 할 수 있다. 서둘지 말고 매일의 생활을 참된 마음으로 착실하게 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 마음이 표정으로 조각되게 마련이다. 참다운 미인이란 외모가 예쁜 사람이 아니라, 표정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첫인상에 영향을 주는 것의 60퍼센트가 외모가 아니라 표정의 친밀감에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표정은 정보 교환의 주 신호체가 되었기 때문에 표정을 좀더 과학적으로 읽기 위한 적절한 안내서가 필요해졌을 뿐만 아니라, 자기 표정을 제대로 관리하고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라도 지식이 절실히 요구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그러한 지식이 주로 느낌과 경험에 근거한 구전으로만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 소개한 화가들은 공통적으로 자기가 본 대상을 묘사하고 표현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자기의 꿈을 표현해 제3자에게 전하려는 마음이 그림 여기저기에서 감지되었다. 특히 몸을 표현할 때 감정의 변화나 마음의 동요에 의해 영향을 받은 본능을 끄집어낸 화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을 때의 희열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러고 보면 인체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는 확실히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최상의 과제임을 실감할 수 있다.
죽음은 살아 있는 모든 생물에게 차별 없이 찾아들기에 죽음은 삶의 그림자이며 우리는 항상 죽음을 직시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지금까지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면서 죽음을 기다리며 살기보다는 죽음을 인지하고 죽음을 준비해야 함을 역설했다. 편안한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야말로 삶의 매 순간을 더욱 빛나게 하는 깨달음의 도약이며 삶의 완성이다. 그래서 이제는 웰 빙(well being)을 넘어 웰 다잉(well dying)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것은 아름다운 끝마무리가 살아온 인생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저자는 의사의 입장에서 수많은 죽음을 지켜보아왔고, 또 법의학자로서 수많은 주검에 내포되어 있는 여러 가지 의문을 풀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간 저자가 보고 느낀 경험을 토대로 죽음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정리하여 독자 여러분의 죽음에 대한 개념과 사생관(死生觀)을 수립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여 이 저서를 집필하게 되었다. - '책을 접으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