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도 스즈와 같이 ‘자폐증’이라는
장애를 안고 살고 있다.
벌써 서른이 넘었지만
스즈와 마찬가지로 말을 못한다.
동생이 추억을 말하는 법은 없으므로 나는 어릴 때
동생에게도 추억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동생에게는 친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동생의 유일한 친구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버스 안에는 내가 없는 동생의 세계가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람과
내가 모르는 일상을 살아가는 동생이 있었다.
그 생각만으로도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내 가슴은 뜨거워진다.
이 종이 연극 그림책을 통해
나는 스즈의 ‘추억’을 접할 수 있었다.
친구가 모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있는 그림을
나 역시 가슴이 뜨거워지며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