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토대 위에서 시작되었다. 몇 년 전 카톨릭 미술 아카데미가 세워졌고, 거기에서 19-20세기 교회미술을 강의하면서 현대미술에서 종교적 주제가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면밀히 고찰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과거에는 종교화를 통해 종교를 보았다면 현대인은 종교화를 통해 현실을 본다. 미술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적 상황과 분리되어 초연할 수 없다. 그 역시 당대를 살아가는 한 구성원이다. 미술가가 풍경, 정물, 추상, 종교 등 어떤 주제를 채택하든 그것은 동시대 인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