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중서 비교에 관한 저서로, 중국의 고대 문화가 왜 그러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하는 이유가 서구 문화와의 대비를 통해 완전히 밝혀질 것이다. 만약 내가 중국과 인도를 비교하는 책을 썼다고 한다면, 시간과 역사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직 종교적 관심만을 중시하는 인도의 문화와의 대비 속에서 중국의 고대 문화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을 것이다.
일찍이 철학가가 말했듯이 사물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는 그것이 무엇을 자신의 참조 체계로 삼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원칙적으로 그러한 참조 체계는 무한하며, 사물 역시 수많은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가 있다.
그러나 당신이 일단 참조 체계를 결정하기만 하면, 사물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지도 규정되게 된다. 그러므로 비록 이 책이 중서 비교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였으나, 이 책이 가지는 의의는 단지 중서 비교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
"사상은 하나의 도구이며 여러 다양한 사상은 갖가지 다양한 도구에 해당하고, 각 도구는 다른 것이 대체할 수 없는 자기만의 용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와 같은 인류의 도구들을 잘 이해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현실적 수요에 근거하여 새로운 도구를 창조해냄으로써 도구 창고들의 재고를 증가시키는 일입니다. 다양한 여러 사상은 문화적이며 동시에 인간학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이 어떤 사상들 간의 융합을 필요로 한다면 그 사상들은 자연히 융합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