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홍이는 사랑하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어떤 위험이라도 무릅쓰는 용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완과 검불 아재는 친구와 활인소의 병자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헌신적으로 노력하지요.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절망 속에서도 그들이 서로 의지하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연대하는 모습은 시대를 뛰어넘어 큰 울림을 줄 거라 믿습니다.
이 책은 필자가 고등학교에서 만난 한 학생을 생각하며 쓴 원고입니다. 남자고등학교에서 수줍고 여성스러웠던 그 학생은 '게이'라는 친구들의 놀림 속에서 결국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자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의 거친 놀림에 긍정도 부정도 표현하지 못하고 늘 어색하고 불편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그 친구의 슬픈 눈빛이 오래 마음에 남아 이 원고를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우연히 어떤 블로그에서 남고에서 친구를 짝사랑하는 마음을 혼자 품었던 사람이 쓴 글을 읽었습니다. 그 친구가 쓴 글일리 없지만 어쩐지 자꾸 그 친구가 떠오르게 되는, 가슴 아픈 글이었습니다. 동성애라는 단어는 무척 무겁고 그에 대한 뭇사람들의 반응을 떠올리면 무섭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분명 우리 곁에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청소년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저 그런 청소년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주고 싶었습니다. 너의 존재는 틀리지 않았다고, 너라는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있는 그대로 소중하다고.
가능하면 무겁지 않게, 오히려 밝고 유쾌한 느낌으로 써 보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저의 작품에 이런 마음이 잘 담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