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바람이 있지만, 생각만큼 그것이 잘 이루어지진 않는다. 아마 영원히 채울 수 없는 목마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쓰고 있고, 쓰고 싶다.
글을 쓸 때마다 나를 미워하고 있으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에 몸과 마음을 기대면서도, 대체 나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 걸까 초조해했다. 그게 뭘까. 내 눈엔 보이지도 않는데. 무엇인지조차 모르겠는데. 하지만 마찬가지로 나도 그런 방식으로 그들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다시 마음껏 그 말에 기대었다.
어쩌면 세상은 그런 알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진 곳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조차 모르는 너무나 많은 면이 있고, 당신의 눈에서조차 보이지 않는, 당신이 갖고 있는 그 작은 한 점에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을 두고, 살고 싶어진다는 것.
좋은 글에 대한 답은 매순간 변하지만, 그 글에 누군가가 마음을 두고 싶은 자리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부디 내 글에도 그런 자리가 조금이나마 있기를 바란다.
근근이 만나 그 계절의 과일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무람없이 좋아하는 것을 나누는 기쁨을 알려주신 소진 선생님과 문학과지성사 분들, 누군가의 첫 소설을 소개하는 일이 기쁨이라는 이소 선생님께도 감사 인사를 드린다.
모두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잊지 않기를.
2022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