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序
붓질 한 번에
봄의 벚꽃, 손끝에서 흩어진 사랑을
여름의 해바라기, 지평선 너머 그리움을
가을의 국화, 쓸쓸한 기억을
겨울 동백, 얼어붙은 침묵을
담아내고 싶었다
내가 그리는 꽃들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닌
가시처럼 돋아난 상처와
그 사이로 스며든 햇살과
시간에 깎여나간 마음이거나, 흔적들이다
그 꽃들 속에
내 인생을 함께 담아 그린 한 폭의 그림
내 마음의 꽃으로 남기고 싶었다
- 自詩 「마음의 꽃」 부분
2024년 말복 무렵 전기웅
삶은 아름답다
어느 누구도 한 송이 꽃이
아닌 적이 없고 한 편의 시가 아닌 적이 없다.
퇴색된 낙엽처럼 낡은 추억 한 모퉁이에
의미 없이 잠들어있는 기억을 깨우면
눈 감고도 잠들지 못하는 서러운 밤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린다.
삶의 공간을 가르는 나침판이 없어
거대한 별들의 운항을 바라보며
발끝에 삶의 흔적을 매달고 걸어간다.
자유로운 행보가 묻어있는 나의 시집 한 권이
외로운 누구에겐가
위안이 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