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야기를 모르고 있었다. 우리 마을에 아픈 이야기는 ‘알앙 뭐 할 티, 갈앙 몰른다’ 라며 어릴 적부터 알아서 뭐 하냐고, 모르는 게 약이라고 들어왔다.
지난 이야기는 몰라야 하고 무엇을 숨기려 했는지 이제는 알아야겠다. 잊혀가는 것들을 찾아봐야겠다. 소소한 이야기부터 되새김질하면서 하나하나 풀어가야겠다.
2018년 첫 시집 <순데기>를 펴고 나서 두 번째 시집을 엮는다.세상이 달라 보인다.
잠에서 쫓겨난 달콤한 꿈
다시 눈을 감고 깨어진 꿈을 더듬거리다
이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달래며
아침 달리기로 새 날을 시작하곤 했다.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엮어
겁 없이 작품으로 묶어 보았다.
입 언저리에서 맴돌았던 말
꺼이꺼이 주워 담았던 것들을 내어 놓았다.
세상 모든 가족의 안부를 물으면서.
SNS에서도 고향 말을 쓸수 있었으면 종겠다.
타향살이 청산하고 고향에 돌아왔을 때 포근하게 나를 반겨준 건 고향 말이다.
표준어에 묻혀버리는 내 고향 말 제주어 고향 말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제주가 고향이거나 제주가 타향이거나 언어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이 중화되기를…
말에서 풍기는 고향 냄새는 코시롱(고소)하여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