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멍을 넘나들며 작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어른 중 그 누구도 집의 크기나 값으로 저를 가늠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경계 없이 자랄 수 있었습니다. 철조망으로 선 그어진 세상에 우주만큼 커다란 개구멍을 뚫고 싶습니다. 칼보다 강하고 꽃보다 아름다운, 글의 힘을 믿습니다.
2014년 4월 그날 이후 고래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문득 버겁고 때때로 슬펐다. 그때마다 남은 이들을 떠올렸다. 10년이 흘렀다. 아직 완전히 바꾸지 못했다. 충분히 추모하지 못했다. 2022년 10월 29일 이후 다른 고래가 나에게 왔다. 또 함께 살아 볼 생각이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