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는 바둑을 잘 둘 뿐,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는 못합니다. 바둑을 잘 두는 인공지능이 내 말도 알아듣고, 사진도 구별하고, 단백질 구조도 예측하려면 범용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개발해야 합니다.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범용 인공지능 개발은 인지과학에 대한 더 깊은 통찰에서 실마리를 찾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되는지, 더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생각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인지과학이기 때문입니다. 뇌의 기능을 과학적으로 적용하고 그 기능을 모사하려는 인지과학의 노력은, 더 잘 예측하고 더 잘 판단하는 모델을 지향하는 인공지능의 목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 책은 인지과학이 다루는 꽤 넓은 범위의 개념들을 쉬운 언어로 설명하며, 저자의 오랜 경험으로 어떤 부분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짜임새 있게 짚어줍니다. 일러스트를 동원해 이해의 첫걸음을 쉽게 떼게 해 준다는 것도 이 책이 가진 장점입니다. 처음 이 분야를 접하더라도 부담 없이 인지과학을 만날 수 있게 해 주고, 마음과 생각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이해시켜 주는 가이드가 될 책이라 여깁니다.
생각해 보면, 아주 단순하고도 막연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처음에 쓰게 된 이유 말입니다. 남들보다 일찍 딥러닝을 만나 현업 연구에 적용해 오던 사람으로서, 비전공자인 제가 겪었던 오류들을 겪지 않고 가장 빠른 길로 딥러닝을 접할 수 있게끔 간단히 안내해 주자는 목표가 이 책의 초판을 쓰게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5년간, 그 막연함이 사명감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수의 교육 현장에서 교재로 채택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책으로 AI를 처음 배우거나 새로운 커리어로의 도전을 꿈꾸는 많은 분의 피드백을 받으며, 이 책을 집어 든 모든 분께 정말로 도움이 되게끔 저자로서 최선을 다하자는 사명감이 단단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머신 러닝까지 범위를 확장한 『모두의 딥러닝, 개정 3판』은 이러한 사명감을 배경으로 출발했습니다. 기존에 했던 설명보다 더 나은 방향의 설명이 있다면 주저 없이 수정했고, 지금 현업에서 사용되는 최신 알고리즘을 직접 다루는 책이 되게끔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구글 알파폴드의 핵심 중 하나인 어텐션 편이 더해졌고, 딥러닝의 예측 결과를 설명해 주는 설명 가능한 딥러닝 편과, 이렇게 다져진 실력을 캐글 대회를 통해 확인하고 세계로 실력을 뻗어 나가게 돕는 캐글로의 도전 편이 더해지게 되었습니다. 또 복잡한 초기 설치가 필요 없게끔 개편되었고, 컴퓨터 성능의 한계가 실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구글 코랩 중심으로 모든 코드와 내용이 전면 수정되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딥러닝 이외의 머신 러닝을 모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머신 러닝 TOP 10을 선정하고, 데이터를 다루는 데 필수적인 판다스의 기능을 한눈에 파악하게 해 주는 내용을 새롭게 편성해서 이들을 별책 부록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현업에서 많이 쓰이는 머신 러닝, 딥러닝의 핵심을 두루 소개하며, 각 요소마다 적절한 코드를 통해 실제로 해당 알고리즘을 다루게 해 주는 내실 있는 구성으로 재탄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초판부터 이어지는 이 책의 주목적, 즉 컴퓨터나 프로그래밍의 길을 접해 보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이해가 되게끔 설명하자는 것은 이번에도 여전히 최우선 목표였습니다.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기본 파이썬을 아는 정도의 프로그래밍 실력만으로 딥러닝을 막힘없이 해내게끔 가이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인터넷의 발달이 일방적 정보 전달의 시대를 끝냈듯, 구글 코랩 같은 최적의 시스템들이 내가 직접 AI를 만들고 배포하는 시대를 열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첨단에 선 여러분이 새로운 인공지능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이 책이 기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