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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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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숨은그림찾기>

문학콘텐츠 읽기와 쓰기

문학을 연구하고 향유하는 데에서 얻는 즐거움은 크다. 더구나 문학을 생산하는 일에 동참하게 되면서 느꼈던 감정은, 처음부터 현재까지 말로 다할 수 없는 감동이다. 그것은 문학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그 문학의 힘을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고, 그를 통해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숱한 문제들을 풀어가게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가끔 고민했다. 과연 불확정적이고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 문학이 힘이 될까, 더욱이 문학에 대한 원론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문학 강의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현실감 있게 다가올까, 하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강의를 진행하면서 그러한 고민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문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뜨거웠고, 내가 느끼고 있는 감동을 학생들도 여전히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글은 학생들에게 강의하면서 참고했던 학자들의 견해와 나름대로 독자적으로 작성한 강의록을 바탕으로 문학에 대한 이해와 글쓰기를 위한 교재로 엮은 것이다. 글의 구성은 문학 이론과 작품 감상뿐 아니라 시, 소설, 수필 창작의 실제를 통해 문학을 깊이 향유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기 위해 자기표현의 수단이 되는 글쓰기 방법을 실었다. 학생이나 문학과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원론적인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그것을 바탕으로 많은 문학작품을 읽고 감상하며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하고, 나아가 실용문쓰기까지 접근한다면 효율적인 공부가 되리라 생각한다. 문학이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하여 문예사조의 이해, 시와 소설 그리고 희곡과 수필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품을 창작하는 데까지 이른다. 한 학기 동안에 모두 습득하기는 어렵지만 학기를 마친 후 언제라도 다시 꺼내보고 활용하면 될 것이다. 문예사조나 문학사는 중요한 부분만 간략하게 기술하였다. 나머지 부분들은 필요에 의해 채워나가야 하리라. 글쓰기의 중요성이 날마다 부각되고 있는데, 실제로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작문 부분을 구성할 때도 어렵게 접근하지 않고, 꼭 필요한 부분들만 기술하여, 실제 글쓰기에 적용하도록 하였다. 풍부한 글쓰기의 자료가 이미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므로 더 필요한 것은 적절한 자료들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부분마다 넣은 예문을 잘 읽고, 이해를 통해 글쓰기 방법을 습득한다면, 글 읽기와 쓰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각 장마다 말미에 연구 문제를 제시해놓았는데, 학습한 것을 바탕으로 연구 문제를 작성하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글을 바탕으로 공부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은 참고문헌에 제시된 책을 찾아 읽고 스스로 학습하면 되리라 생각한다. 이 글이 문학과 글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문학을 이해하고 글쓰기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다만 많은 교재와 관련된 분야의 책이 넘쳐나는 이때에 한 권의 사족과 같은 책을 얹어놓는 게 아닌가 싶어 조심스럽기도 하다. 5년 전에 출간했던 『문학과 글』을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내게 되었다. 대학교에서 문학과 글쓰기 관련된 e-러닝 강의를 할 때 사용했던 교재였는데, 다년간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다 보니 요구되는 부분이 더 있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제목도 내용과 지은이의 생각을 아우를 수 있도록 바꾸었다.

숨은그림찾기

유난히 뜨거운 여름이었다. 고개를 내밀 듯하다 숨어버리는 내면의 나와 만나기 위해 뒤척이는 날은 더욱 뜨거움이 솟구쳤다. 세상에 하고 싶은 말, 아니 어쩌면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그 발화하지 못한 채 가두었던 이야기, 오래 잠자고 있는 원고를 보며 먼지 털고 햇볕에 거풍하는 심정으로 마주했다. 그 사유들을, 구름이 깃들다 바람이 머물다 햇살이 헤적이다 간 후, 이렇게 내놓는다. 후련하다. 작품으로서 완결성을 떠나 또 다른 나와 만나는 시간이 되었으므로. 쓰면서 만난 것은 ‘찾기’였다. 오래전부터 어렴풋한 기억, 사람, 사랑, 꿈, 정체성 등에 몰입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비로소 내가 추구하던 것의 실체가 선명해지기 시작했을 때 엷게 웃었다. 글쓰기를 통해 아는 것과 하고 싶은 말이 명징해지듯 나의 내면 모습이 명징해지는 듯했다. 보이지 않던 게 보였다. 시원했다. 둘러싸고 있는 모든 허울을 벗은 듯 가벼워졌다. 그 가벼움으로 서술한 소박한 이야기지만 쓰는 내내 뜨거웠다. 그 뜨거움이 일상에 들러붙은 삿된 생각을 태워버릴 수 있을까. 그래서 문학이 꿈꾸는 이상에 가닿을 수 있을까. 가당치 않을지라도 나는 그것을 꿈꾼다. 원고를 마무리하고 난 후, 내 속에서 무언가 쑥 빠져버린 듯해 며칠 동안 앞으로 넘어질 것처럼 허전했다. 가슴이 아릿아릿하면 가만가만 나를 다독거렸다. 그러다 보니 뜨거운 여름이 가고 아침저녁으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유난히 긴 여름은 내 글을 익히느라, 날 여물게 하느라 그랬던 걸까. 덜 익거나 덜 여물어도 이대로 삶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여름같이 지난한 시간을 견뎌서 그럴지 모른다.

오늘도, 나는 꿈을 꾼다

글이 품안에만 있으면 야물어지지 못할 것 같다. 문학에 발을 들여놓은 지 꼭 20년, 첫 작품집이다. 내 꿈은 모두 늦게 이루어졌듯 이 또한 늦었다. 게으른 자의 변명인지도 모르겠다. 틈틈이 써놓은 글 가운데 선별했다. 오래 생각하고 다듬으려고 했는데, 세월만 가고 글이 더 익지도 않는다. 그래서 내놓는다. 허구가 아닌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들이다. 간혹, 모두 드러내기 망설여지는 부분을 약간 가감한 글이 있어, 산문집이라고 이름 붙인다. 하지만 대부분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형상화한 글이다. 지금도 고향의 산과 들이 눈앞에 선하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집과 뛰어놀던 마당이. 그리고 겨울이면 들리던 뒷산의 부엉이 울음소리도 귀에 쟁쟁하다. 산골 마을에서 순박하게 살던 그날들이 힘든 날들을 견딜 수 있게 한 언덕이었다. 정신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로웠기 때문이다. 그것은 집안 어른들이 쏟아주신 넘치는 사랑 덕분이다. 그 사랑은 내 삶의 끝자락까지 나에게 힘이 되어주리라. 글의 상당 부분이 유년 시절에 바탕을 두고 쓰인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래서 지극히 자기 고백적이다. 내가 베이비부머라는 걸 50대 중반에야 의식했다. 사는 게 바쁘고 지난해서 잊고 있었다.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어디쯤에 서 있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대부분의 베이비부머도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비슷한 경험을 했으리라. 그렇게 힘든 날들 속에서도 꿈을 꾸고, 감성을 잃지 않은 게 대견하다. 아픈 날들은 현실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힘들었던 날도, 울었던 날도, 부끄럽지 않다. 담담하게 그랬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글이 누군가 한 사람에게라도 한 줄기 따스한 빛이, 한 가닥 실낱같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게 바람막이가 되고 따스한 빛이 되었던 분들은, 사회적 지위가 있고 넉넉한 분들이 아니었다. 힘든 삶 가운데서도 분수에 맞게 묵묵히 본인의 삶을 살아낸 소박하면서도 강인한 어른들이었다. 지금은 진정한 어른이 요구되는 시대다. 내 삶 속에서 만난 분들이 그래서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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