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서는 어둠의 노을이 붉게 내리고 있었다.
메마른 풀잎이 가냘프게 떠는 자리에,
어디선가 날아든 벌새가 눈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누가 시인을 세상의 눈이라고 하였던가?
오늘은 어제가 있어서 존재하고,
내일은 오늘이 있어서 슬프지 않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정토세계淨土世界를 꿈꾸어 본다.
세 번째 시집을 앞두고 기쁨, 설렘보다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메마른 풀숲에 앉아서 세상을 관조觀照하던,
벌새의 무게를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