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수준의 고용관계론 혹은 노사관계론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경영학, 경제학, 법학, 사회학, 정치학, 인류학, 사학, 심리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영어 논문을 읽고 이해해야 한다. 그 때문인지 대학원생들이 이 과목을 경영관리 분야의 다른 과목보다 낯설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10여 년 전부터 고려대학교 경영관리분야의 석박사과정의 학생들이 편한 자리에서 한글로 된 대학원 수준의 교과서를 집필해달라는 비공식적인 바람을 이야기해왔지만 그동안 방대한 작업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여 망설였었다. 다행히 2019년 봄부터 용기를 내어 원고를 쓰기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약 1년 만에 집필을 마친 셈이다. 원래의 계획으로는 2020년 여름경 마칠 것으로 보았는데 2019년 말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사회적 간격을 두게 되면서 사회활동이 줄면서 연구할 시간에 좀 더 여유가 생겨 예정보다 6개월 일찍 집필을 마치게 되었다.
외국에는 한두 명의 저자가 일관된 이론적인 시각으로 저술한 고용관계분야의 대학원생 수준의 교과서들이 다수 발간되었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고용관계 분야의 대학원 수준 교과서가 발간된 적이 없었다. 경영학의 경영관리 분야나 경제학의 노동경제학, 혹은 법학의 노동법학 분야의 대학원생들이 고용관계에 대한 이론서를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기에 저자는 항상 우리 학계의 이러한 학문적 공백을 아쉽게 느껴왔었다. 앞으로는, 이 책이 발단이 되어 많은 저술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 책의 목적과 주제에 부합하는 글들을 이미 저자가 여러 기회에 한글과 영어로 써둔 것이 있어서 가능한 빠뜨리지 않고 인용을 하며 수정보완하고 업데이트한 version을 이 책에 포함하였음을 밝혀둔다. 본서의 한계점 중 하나는 고용관계론이 가장 발달한 영어권 중심의 문헌들을 주로 소개, 요약, 종합한 점일 것이다. 저자의 어학능력의 한계로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나 독일어로 된 저술들을 거의 망라하지 못하여 아쉽게 생각한다.
이 글은 고용관계의 현상이나 통계보다는 대학원생의 수준에 맞추어 이론의 설명에 중점을 두었다. 고용관계의 현상과 통계는 저자 등이 저술한 학부수준의 교과서인 ??고용관계론??(제2판, 2019년, 박영사)에서 다루었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본서에서는 고용관계와 노사관계라는 용어가 혼용되어 쓰이는데, 과거의 현상이나 이론은 주로 노사관계로 표현하였고 최근의 내용은 대부분 고용관계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직원, 노동자, 피고용인의 용어도 특별히 구별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였다. 본서에서는 각 장의 말미에 “Recommended Readings and Annotated Bibliography”란을 만들어 중요한 논문들을 열거하고 논문마다 4~7줄 정도 간략한 해설을 달아두었다. 대학원생들이(특히, 어려운) 원서를 직접 읽기 전 한글로 된 사전지식이 있으면 이해하기에 쉬울 듯하여 reader-friendly한 해설을 달아둔 셈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책을 쓰면서 저자도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고 새로운 논문을 찾는 과정에서 많은 공부를 하였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책을 출판하게 되었는데 학계의 많은 지적과 비판이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2~3년에 한 번씩 수정판을 내며 계속 보완해 나갈 계획임을 밝힌다.
이 글의 집필과정에 많은 도움을 준 연구실의 석박사 학생들에게 감사한다. 박사과정의 신민주, 최종석, 김경연, 김정훈, 박관성 학생과 석사과정의 김미송, 이재은, 김선재, 이혜수, 황인희 학생의 조력에 감사한다. 또한, 이 책의 출판을 맡아준 박영사 임직원에게 사의를 표한다. - 서문
서 문
이 책의 제2판이 2019년 봄 출간된 이후 2019년 말부터 COVID-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인류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고용관계에도 크나큰 충격을 가져왔다. 아직도 팬데믹은 확산일로에 있어서 고용과 노동에 대한 충격파의 전모를 가늠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제3판에서는 노동시장과 고용관계에의 이러한 충격과 떠오르는 이슈들을 담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이번 3판에서는 최근의 고용관계의 변화상과 이론적인 변천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하여 초판과 제2판을 대폭 수정하였다.
거의 모든 장에서 매년 경제상황과 고용구조를 반영하여 변화하는 노동통계를 업데이트하였다. 제2판이 2015, 2016, 2017년의 통계를 주로 활용하였다면 2판은 2017, 2018, 2019년의 통계를 주로 사용하였다. 대부분의 장에서 pre-case와 post-case를 최근의 고용관계 전개상황을 고려하여 COVID-19, 4차산업혁명,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사례로 바꾸었다. 분서에서는 근로자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감을 반영하여 법령 등에 근로자로 명시된 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 피고용인이나 직원, 혹은 노동자로 바꾸어 사용하였다. 특히, 무노조를 다룬 제8장은 갈수록 중요해지는 분야라서 대폭 수정하고 내용도 크게 확충하였다. 3장에서 논의하던 노동이해대변을 위한 새로운 행위자의 내용을 8장으로 옮겨왔고, 6장의 노사협의회의 내용도 8장으로 옮겨왔다. 무노조기업에서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기본적인 노동법적인 이슈들을 포함하였다.
아직은 개선할 곳이 많은 책이어서 독자 여러분의 의견과 지적을 참고하여 지속적으로 수정해나가고자 한다. 모쪼록 많은 관심과 지도편달이 있기 바란다. 끝으로 본서의 출간을 위하여 노력을 기울인 박영사 관계자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고, 집필에 수고한 공저자들과 자료확보에 많은 도움을 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여러 조교들의 도움에 감사한다.
2021년 1월
안암동 연구실에서
저자들을 대표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