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씩 스치듯 지나가는 감정들을 기억하세요. 이른 새벽을 깨우는 찬 공기, 버스를 눈앞에서 놓쳐버린 뒤 짧게 뱉은 한숨, 창밖을 보며 들었던 음악 소리. 한 번도 웃지 못한 하루를 보냈더라도, 기억나는 좋은 일이 없더라도 당신의 하루에는 수많은 감정과 느낌이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당신의 하루를 완성합니다. 하루가 모여 1년이 되고, 평생이 되고, 그런 사소한 것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겠지요.
(…) 등장인물들은 모두 다른 선을 그으며 다른 형체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혜원, 연우, 여진, 연수. 그들에게 스스로를 이입해보았고, 누가 나와 가까울까 고민했습니다. 그들은 옅게 혹은 짙게, 얇게 혹은 굵게 선을 긋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중 무엇이 좋은 선이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때로 옅게, 짙게, 얇게, 굵게 살아갑니다. 우리에겐 스스로가 그려가는 각자의 선이 있습니다.
지나간 아픔과 행복, 지금의 사소한 감정들을 소중히 하세요. 모두 당신의 선이 될 점들입니다. 지금 그리는 선을 믿고, 서로의 선을 아껴주세요. 어떤 멋진 그림이 완성될지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