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시 밭
가을 하늘
바다 빛 같은 바탕 위에
흰 구름이 흘러가다가
다채로운 무늬 속 숨은 그림은
그리움의 배경이었다
유영하듯
겹치고 스쳐가며
보일 듯 말 듯한
긴 그림자 속 존재 앓이들
내 삶의 용기를 준 환경이었다
칡과 등나무의 얽힘
언어의 홍수 속 빈곤한 오해는
내 발등의 밝음으로 가는
맑은 바람의 시 밭이었다
밀려왔다 밀려갔을
내 일상 사유의 노래
감사와 사랑의 노래
짙은 향수의 노래
가신 님
하늘가 맴도는 노래
세 번째 시집은
우리 곁에서 서로 배경이 되어주는 사람들과
혈육으로 남은 동생(열, 민, 웅, 정) 들에게 바칩니다.
2024년 11월
덕동산 자락 청강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