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하게 흘러 내려오는 대우주에 비하면 사람의 목숨이란 반짝했다 꺼지는 순간에 불과하다. 그 반짝 안에 담길 이야기가 있게 했으니, 조물주도 희한한 취미를 가졌다.
새파란 싹이었다.
대가 생기면서 쭉쭉 자랐다.
인간들을 내려다보는 고지에 오르고 싶었다.
여기가 그 고지다 느껴지는 순간 정신없이 뛰어갔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꾸만 기어 올라갔다.
잠시 머물러 사위를 돌아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대로 오랫동안 잠을 잤다.
깨어나 보니 지금이다.
2006년이 밝아왔다. 뒤돌아보니 여러 산줄기가 있고, 그 사이사이에 강이 있고, 그곳을 지나올 때 있었던 일들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