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똥을 더럽다고 하는데요. 똥들이 서운해 할 것 같아요. 자신의 몸에서 태어난 똥을 싫어하니까요. 어쩌면 똥은 우리랑 좀 더 친해지고 싶을지도 몰라요. 똥은 우리와 만나자마자 바로 이별을 해야 해서 더 속상할 거예요.
그런데요, 똥의 세계란 참 신기하고 소중하고 대단하기도 해요. 이 동시집을 읽다 보면 아하, 하고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오래오래 맛볼 수 있는 사과를 꿈꾸며…
언제부터인가 누구에게나 사랑을 듬뿍 받는
‘사과’에 관한 동시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가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기후 변화인 지구 온난화 현상 등으로 인해
미래에는 사과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잘 생각해 보니 그럴 법도 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환경이 더 이상 오염되지 않아
사과를 항상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침 저는 사과가 제일 많이 나는 충주에 살고 있어
사과는 저에게 더 특별합니다.
그래서 사과에 관한 동시를 쓰는 내내
더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동시를 읽으며 사과에 대해
환경의 소중함에 대해
조금 더 느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 먼저라도 환경 보호를 실천하면
우리는 물론 후손들도 맛있는 사과를
오래오래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날을 꼭 꿈꾸어 봅니다.
사과처럼 예쁜 동시집을 만들 수 있도록
사과처럼 예쁜 마음을 주신 분들이 참 많습니다.
모두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오늘도 저는 우리 친구들과 신나는 하루를 보냈어요.
음~ 수업시간 한 친구가 자꾸 창문만 바라봐 속 터진 만두가 되긴 했지만요. 그래도 괜찮아요. 어쩌면 그 친구도 저 어릴 때처럼 구름으로 뽀송뽀송 이불을 만들거나, 구름을 똑 따 라면 끓일 때 넣으면 맛있겠단 생각을 했을지 모르니까요.
실제로 초등학교 때 저는 라면을 어떻게 하면 맛있게 끓일까, 생각하다 많은 것을 넣어 보았어요. 일단 끓는 물에 라면과 수프를 넣고요. 사과 반쪽, 건빵 두 개, 아이스크림 반, 별사탕 세 개, 알약처럼 생긴 초콜릿 일곱 개…… 제가 좋아하는 것을 넣고 끓인 거죠. 옆에 있던 강아지 ‘메리’도 궁금한지 제 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을 먹었어요. 맛이 어떨까 궁금하죠? 크~ 맛은 상상에 맡길게요. 그 이후 저는 아이스크림 대신 구름을, 별사탕 대신 별똥별을 넣어 꼭 라면을 끓여 보고 싶었어요. 여전히 그 생각은 변함이 없고요.
제가 만약 이 라면을 끓이게 된다면 우리 친구들에게 연락할 테니 같이 먹기로 해요. 정말 어떤 맛일까 기대가 되죠? 일단 조금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아요. 저는 한 젓가락만 쭈욱 건져 먹을게요.
왜냐하면 저는 우리 친구들과 함께 수업하면 배가 고프거나 아프더라도 힘이 불쑥불쑥 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어쩌면 반대로 제가 거의 다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언제부터인가 제 속에 어린 친구가 살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에요.
우리 친구들이 가끔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제 속에 살고 있는 아이가 저를 톡톡 쳐요. 빨리 시작하라고요.
저는 이럴 때마다 작년 ‘인절미 며느리’에 이어 올해는 ‘삐그덕 치과’ 이야기를 들려주죠. 무서우면서도 재미있는 ‘삐그덕 치과’ 이야기를 줄줄줄 쏟아 놓죠.
어떨 때는 저도 무서워 팔뚝에 오소소 소름이 돋기도 해요. 아마도 ‘삐그덕 치과’는 100탄까지 갈 거 같아요. 우리 친구들 와! 하는 함성 소리가 들려오네요. 히히히~
그런데 어떨 땐 제 안에 살고 있는 어린 친구가 짜잔~ 하고 마술을 부려 저까지 어린아이로 만들어 버릴 때가 참 많아요. 평소에도 제가 철이 덜 든 어른이란 말을 듣기도 하지만요.
그러면 저는 꽃들과 풀, 아주 작은 개미와 코딱지에게도 눈길이 간답니다. 그리고 우리 친구들의 이야기에 더 귀를 쫑긋 오므리게 되고요. 그렇게 보고 지낸 것들을 메모한답니다. 여기 동시들은 그때 메모한 것들을 써 놓은 것들이에요. 천천히 읽어 보세요. 대충 침만 묻히며 읽으면 안 돼요. 그럼 제 안에 사는 어린 친구가 삐쳐서 더 이상 ‘삐그덕 치과’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 테니까요. 아셨죠?
그리고 몽글몽글 하얀 구름과 별똥별을 넣어 라면을 끓일 땐 꼭 연락할 테니 빨리 오셔야 해요. 어, 저기 친구. 책에 침만 묻히고 대충 넘기는데…… 그럼 구름과 별똥별 라면 못 먹어요. 자~ 그럼 다음에 또 만나기로 해요. 약속~ - 시인의 말에서
여러분은 쌀쌀하지만 그 쌀쌀함을 더 느끼고 싶은 마음 아세요? 또 속상하고 아플 때 이 감정의 바닥까지 가서 어떤 느낌인지 확인하고 싶었던 경험이 있나요?
누구나 참 좋은 시절이 있을 거예요. 청소년 시절도 그 참 좋은 시절에 들어가겠지요. 어쩌면 ‘그 참 좋다’라는 말 속에는 많은 힘듦이 숨어 있어 더 값진 것 같아요. 그래서 훗날 그리워지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담쟁이덩굴은 심은 지 한 7~8년 정도 있다가 쭉쭉 컸는데요. 그 모습을 보면서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반짝반짝 꿈을 이룰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 안에 있는 동시들도 그동안 한 편 한 편 썼던 거예요. 담쟁이덩굴이 처음 벽을 타고 오르기 힘든 것처럼 동시를 쓰면서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 편 한 편 힘을 냈더니 한 권의 동시집을 만들 수 있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힘들면 나만 힘든 것 같았지만 이젠 그 힘듦 속에는 작은 좋음의 씨앗이 숨겨 있음을 알았습니다.
혹시 우리 어린이 친구들도 힘든 일이 있으면 곧 좋은 일이 있을 신호로 생각을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 힘든 일도 척척 잘 이겨 낼 수 있고요. 그 이후에 오는 기쁨은 주사위의 달콤한 소망처럼 달콤달콤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