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권의 동시집을 묶습니다. 시를 쓰면서 노둣돌이 될 시의 재료를 찾는 일은 늘 새롭고 어렵습니다. 이 시집의 시가 어린이들에게 ‘내일은 맑음’의 밝은 예보가 될 수 있기를, 그들이 절대로 불행하지 않기를, 어떤 형태로든 행복의 씨앗을 품고 함께 자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시인의 말」에서
낮에 뜬 별
평소에도 자주 다니던 산길에 떨어진 떡갈나무 잎이 소복하니 깔려 있었지요. 그 길을 무심하게 걷다가 어느 순간 주르륵 미끄러지면서, 오른손으로 땅을 짚었습니다. 낙엽이 깔린 길은 얼음이 녹았다가 기온이 내려가 다시 얼어있는 걸 몰랐거든요. 하필 그 길엔 흔한 코코 매트가 없었습니다. 코코넛 열매껍질로 만든 바닥 판이 깔려있는 언덕길은 걷기에 수월하거든요. 저절로 나오는 비명은 오른쪽 손목이 찔린 듯한 아픔에 나도 모르게 지른 소리였어요. 그 순간 내 눈으로 반짝 별이 들어왔어요. 오로지 나 혼자 빛나는 별을 본 한낮이었지요. 어느 순간 내가 겪은 아픔은 별이 되어 내게로 다가왔던 거였어요. 시도 그렇게 올 때가 있어요.
찌르르한 마음의 움직임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게 하고, 어느 사이엔가 그 움직임은 나를 일으켜 하늘의 별처럼 빛나게 하는 것이지요.
감동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그다음 사람을 일어서게 해주지요. 요즈음 감동받은 적이 있나요? 마음이 울리도록 큰 감동을 받아 보았는지요? “감동받을 일이 없어요.” 불쑥 말하는 어린이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맞아요, 크게 감동받게 되는 일이 줄어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시를 씁니다. 마음을 나타내는 일, 마음으로 다가가는 일은 감동으로 이어주기 때문이지요. 오른쪽 손목의 깁스를 7주 만에 풀면서 감동했어요. 와, 하느님이 우리에게 두 손을 주신 뜻을 알았으니까요.
‘하얀 거짓말’을 여러분께 선보입니다. 이 시집의 시를 읽고, 어린이 여러분이 시를 통한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