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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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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그래도 나는 노래하리>

그래도 나는 노래하리

정말 뜻밖이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연락이 오자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한 가닥 희망이 피어올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내내 남북관계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 후 통일에 대한 기대가 잔뜩 부풀었다가 남북관계의 추락과 함께 통일은 어렵겠다, 나아가 통일부장관 입에서 통일이란 말을 쓰지 말자는 얘기까지 나오는 시점이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통일 염원의 불꽃이 타오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솟아올랐다. 당시 나는 여러 강연을 다니며 “박근혜 정부 임기 중에 통일의 열망을 지펴 올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인천에 가서 통일 응원을 하자”고 호소하였다. 그리고 정말로 아시안게임은 남북관계의 극적인 돌파구를 열었다. 폐막식을 계기로 북한이 고위급 방문단을 긴급 파견한 것이다.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통일의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은 나만 한 게 아니었다. 통일운동단체들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행사의 일환으로 ‘신은미/황선 전국 순회 토크문화콘서트’를 준비했다. 애초에 아시안게임 기간에 하려던 이 행사는 재미동포인 신은미 씨의 사정으로 11~12월에 진행하게 되었다. 신은미 씨는 미국에 살면서 북한 방문기를 ‘오마이뉴스’에 연재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방북기를 통해 통일언론상 특별상도 수상했고, 통일부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도 출현했다. 직접 쓴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부도 인정하는 통일전도사라 할 만 하다. 황선 씨는 1998년 한총련 대표로 방북한 이후 통일운동을 계속하다 2005년 평양에서 딸을 출산해 민족의 축복을 받았던 인물이다. 지금은 종편에서 ‘평양원정출산’이라며 종북몰이의 단골 메뉴로 사용하지만 당시는 정부에서도 ‘통일동이’라며 축하선물을 보낼 정도의 경사였다. 이처럼 2000년대와 2010년대를 대표하는 방북여성 두 명이 모여서 자신이 보고 들은 북한을 풀어내는 토크콘서트를 준비한 것이다. 그런데 정말 뜻밖이었다. 이 행사가 이처럼 매스컴의 주목을 끌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환영과 격려의 반응은 아니었다. 종편과 언론들은 토크문화콘서트를 ‘종북콘서트’로 낙인찍고 지난 몇 년 간 갈고닦은 ‘종북마녀사냥’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방송·언론의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내가 기자로 있는 인터넷 언론사인 NK투데이는 북한의 현실을 꾸밈없이 보여주어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통일을 앞당기자는 사명을 가지고 올해 5월에 창간하였다. 창간 준비 과정에서 신은미 씨를 인터뷰한 적도 있었기에 눈앞에 펼쳐진 ‘종북몰이’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찾다가 토크콘서트에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그리고 그 자리에서 미처 못 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묶어보자고 결심했다. 갈릴레이는 천동설만 인정하던 중세 시대 지동설을 주장하다 화형의 위험에 빠졌다. 그는 마녀사냥을 피해 자신의 주장을 번복한 후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아무리 종편과 언론이 덮으려 해도 결코 덮을 수 없는 게 진실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그래도 나는 노래하리’로 정했다. 장시간 어려운 질문에 성실히 답해준 신은미, 황선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부디 지금의 마녀사냥을 극복하고 남북화해와 통일의 전도사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해 주시기를 마음 속 깊이 기원한다. 2014년 12월 2일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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