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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이주향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3년

직업:대학교수

최근작
2023년 7월 <[큰글자책] 소년은 어떻게 어른이 될까>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특히 철학 선생으로서 나는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중심을 잃고 혼란스러워 하는 학생들과 정면으로 만나야 할 일들이 많았다. 학생들은 남의 땅, 남의 글로 만들어진 철학을 그대로 복창하는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대신에 그들은 내게 물었다.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주팔자를 믿어야 하나요?" "사랑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서양 철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이론을 소개하는 것으로 철학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고 믿는 이 땅의 강단 철학 어디에도 그런 문제에 대한 대답은 나와 있지 않았다. 나는 부잣집 철학의 권위에 기댄 채 진정 철학이 맡아야 할 역할을 포기하고 있는 강단 철학을 뛰쳐나와 과감히 내 길을 가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우리에게 필요한 우리의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철학은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시작되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학문임을 보이기로 했다. 나는 안테나를 세워 직장에서, 지하철에서, 시장에서, 영화에서, 소설이나 만화 속에 나타나는 문화의 여러 징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나는 많은 철학자들이 어려운 말로 둘러가는 길을 쉬운 말로 질러서 가기고 했다.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

자기 색깔이 분명한 만화가들이 정말 많다. 아직도 단지 '만화'라는 이유만으로 만화를 무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만화는 황당하고 불량한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이는 그 편견으로 참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고. 만화는 모든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황당할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얼마든지 섬세하게 우리 사는 세상을 그려낼 수도 있다. 만화의 세계가 따로 불량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이, 인간에 대한 이해가 만화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니까 만화야말로 어쩔 수 없이 우리의 세계다.

내 가슴에 달이 들어

나는 당신이 친숙합니다. 그렇지만 친숙하게 굴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박탈감도 없으니 이 거리를 즐기는 모양입니다.(...) 당신이 들면, 사랑을 하게 되고 꿈을 꾸게 됩니다. 햇빛의 사랑이 소유하고 쌓아 놓는 사랑이라면 당신의 사랑은... 글쎄요, 모든 것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게 만드는 그런 사랑이라고 할까요. 때로는 '박꽃이 저렇게 아름답구나'하는 그 짧은 문장이 절절해서 쩔쩔매게 되는 그런 사랑입니다. 당신에게 사랑의 말을 전합니다.

사랑이, 내게로 왔다

<사랑이 내게로 왔다>는 월간 <에세이플러스>에 이주향의 '고전 속의 커플'이라는 이름으로 매달 연재했던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에세이플러스> 식구들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어쩌면 그때그때 감동받았던 고전을 선책해 꼼꼼히 읽으며 써왔던 <사랑이, 내게로 왔다>는 봉선화 물을 들이는 행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잘 가꾼 꽃밭이 고전이라면 내가 써온 글은 가꾼 이의 마음에 끌려 그 꽃밭에서 꽃잎을 따서 손톱에 물을 들이는 행위라는 말이지요. '가상 인터뷰'는 가상이긴 하지만 공을 들인 것입니다. 몇몇 고전을 빼고는 모두 여성이 주인공 인 것도 의도적인 거고요. 그 의도가 뭔지 다시 말하는 것은 사족이겠습니다. 빈 병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꽃밭을 가꾸는 그 마음으로, 봉선화 물을 들이는 그 마음으로 살고 싶네요. 마음을 지키지 못하면 우리 사는 이 세상은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습니다. (에필로그_'그래서 물들이고 싶었던 거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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