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나의 ‘첫 장’을 펴기 전까지는
나에 대해 예측할 수 없다.
이제 나는 나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려 한다.
이제 나는 우리의 페이지를 ‘행복’으로 채워 나가야 한다.
이 ‘첫 장’을 여는 순간부터 당신은 나와 ‘연’이 되어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다.
<part.1> 연 [緣, 인연 연]
“국주야, 살 좀 빼! 옷이 하나도 안 맞잖아.”
내 옷을 가져다주는 코디 언니가 갑자기 짜증을 냈다.
아니, 내 캐릭터가 돼지인데 옷이 안 맞는다고 살을 빼라니…….
그럼 옷에 내 몸을 맞추기 위해 캐릭터를 버리라는 건가?
“언니, 제 옷 구하기 힘드시면 제가 한번 구해볼게요.”
개뿔. 돈도 없으면서 그놈의 자존감이 뭔지.
하지만 옷에 나를 맞추긴 싫었다.
나에게 맞는 옷을 내가 찾으면 되지.
결국 무대에 서는 건 나다. 남이 대신 해주지 않는다.
20대 초반부터 방송 일을 시작한 나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아무리 나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그럴 때마다 나에겐 또 다른 ‘인연’의 시작이 있었다는 것.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지금 이렇게 당신과 나, 바로 우리가 소통하게 된 것 또한 ‘연(緣)’의 시작이다.
세상일은 참 신기하다. 방송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나를 보면
먼저 웃으면서 인사한다. 이 모습을 보고 크게 깨달은 게 있다.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모든 사람에게 잘 해야겠다고.
사람 인연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part.2> 연 [鳶, 나무 연]
어린 시절, 부모님과 연날리기를 할 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저 멀리 파랗고 높은 하늘을 여기저기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연(鳶)’이 되고 싶다고.
누구나 마음속엔 자신만의 ‘연’이 띄워져 있다.
이걸 마음 한구석에 그냥 가둬둘 것인지, 자유롭게 날며 어디든 갈 수 있는 ‘연’이 될 것인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누구도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나 역시 미래에는 어디서 어떤 여행을 하고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다.
나에게도 높이 날다가 잘못될까 봐 불안하고 걱정되던 때가 있었다.
만약 잘못된다 하더라도 나를 안아주는 다정한 실이 있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이었는지.
떨어져도 언제든 다시 날 수 있는데 말이다.
인생의 시작은 맨땅에서부터 아니던가.
결국 깨끗한 하늘에 수놓아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지 않은가.
활기차게 비행 중인 나의 ‘연’ 이야기, 그리고 나와 이어진 ‘실’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나와 함께하는 이 여정을 통해 당신의 ‘연’도 행복하게 수놓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