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오닐의 <The Iceman Cometh>를 번역하면서 나는 크게 두 가지 목표를 가졌다. 그 목표는 올바른 번역을 위한 원칙의 일부이다.
첫째, 희곡 번역은 공연 대본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번역본이 원작의 공연 시간(4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려고 영어의 음절 수에 맞추어 우리 말로 옮겼다. 영어의 한 음절과 우리 말의 한 글자가 시간상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전체 길이로 볼 때 거의 근접함을 발견했다. 이 접근 방법은 공연이 늘어지지 않게 배려하는 하나의 기준이다.
둘째, 영어로 된 원작을 우리 말로 번역하는 것은 영어 문장을 우리 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원작의 내용을 우리 말로 전달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이 번역은, 영어 단어나 영어 문장 형식에 집착하여 만들어지는 번역 투의 문장이 아니라, 제대로 된 우리 말의 어법 구조와 어투 그리고 우리 말의 리듬을 살리는 데 초점을 두었다.
<얼음장수의 왕림>은 올바른 번역을 목표로 나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본 기회였으며, 더 나은 번역을 위해 계속되고 보완되어야 할 작업의 출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