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에겐 형이 두 분 있었는데, 두 분 다 접시꽃으로 둘러싸인 서퍽 할아버지네 작은 시골집을 떠나 전쟁에 나갔어. 마을 전쟁기념관에 가면 그분들 이름이 있어. 셋째 아들인 우리 아버지는 형들과 함께 전쟁터에 가기엔 너무 어렸지.
우리 어머니의 남자 형제인 다른 두 분은 노퍽 마을에서 선술집을 하시던 외할머니 곁을 떠나 전쟁터로 갔어. 두 분 이름은 또 다른 전쟁기념관에 있어.
이 네 분은 사진도 없어.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자식도 없지. 삼촌들은 이름만 남은 수많은 사람 중 네 사람이었어.
(중략)
내가 이렇게 글을 쓰며 앉아 있는 런던의 우리 집 정원 그늘에는, 할아버지네 작은 집처럼 접시꽃들이 차렷 자세로 서 있어.
그 가운데에 네 포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