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영재들의 마음의 능력을 찾아내느라 7년이 걸렸고, 244개의 소중한 글발을 모을 수 있었다. 물리학자인 내가 아이들의 심리를 파악하고자 기웃거려본 시간이었지만 행복하다. 물음에 답을 찾았느냐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천재는 태어나는 나무지만 영재는 길러지는 나무다.'
어느
한순간
길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혜성처럼 발견은 짧게 왔다 간다.
걷다
자전거 타다
문득 눈길 가는 반짝임의 유혹에
멈추어 섰다.
순간으로 찾아오는 낯익은 자연현상을 낯설은 규칙으로
시를 만들어 낯익게 해야겠다는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것은 지난 40년
용수철, 그물망 필통, 선풍기에서 발견했던 물결무늬의 낯설음
그 낯설음을 수식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던 물리의 방식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형식은 시조의 종장 3,5,4,3이지만 마음은 초장으로 돌아가
발견한 그대로의 심상을 짧게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
자유도 질서정연한 자연의 틀 안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그 엉뚱함과 낯설음의 창작과정에서 지난 오 년을 즐겼다.
복잡한 마음 비워내고
꽃 창
마음 하나 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열다섯 자 넉 줄 짧은 시
“반쪽은 그대 얼굴”과 함께 독자들과 공명의 춤을 추었으면 한다.
특히 어린 소년 소녀들의 습작으로 이 시가 자연을 사랑하는 노래로 불리워졌음 더 좋겠다.
짧게 스쳐 지나가는 혜성의 잔상처럼.
시집은 오방색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우주 다섯 마당으로 구성하였다. 한쪽에 한 편의 시만을 넣은 것도 긴 여운을 흰 여백에 담아 독자의 공간으로 살아 숨 쉴 수 있게 하고자 함이다.
자연은 우리의 스승
우리는 자연에서 왔다, 자연의 품에서 놀다, 자연으로 돌아간다.
자연이 일러주는 순간의 발견을 놓치지 않고 노래로 지을 수 있도록 늘 동기부여를 해 주시고, 창의성을 강조하신 풀꽃시인 나태주 시인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그리고 병석에서 눈짓으로 용기를 주신 어머니와 늘 응원해 준 아내와 그림자, 아이들, 형제들, 특히 읽어주고 조언을 해준 인무 선생과 큰며느리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낙엽아
두려워 마라
사랑에
빠지는 거
2016년 오월 마지막 날
鳳谷山房에서
단풍 진
눈 부신 햇살
돌거북
숨어 웃는
봐 주는 이 없어도
언제나 눈 뜨고
빈 볼펜 크레용 그림 지켜봐 주는 돌거북
오늘도 내게 묻는다
무엇을 새로 그렸느냐?
눈 뜨고
사유하는 청동 물고기
십자가 등에 지고
봄바람 통증으로 울어대는 풍경소리
오늘도 내게 묻는다
4 언어는 짧고 침묵은 하염없이 긴 넉줄시
무엇을 새로 노래했느냐?
깨어라
깨어있으라 땅 뿌리 쇠
‘이 시대 문학인’으로 선정해 주신
공주문화관광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