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초반을 장식하고 있는 역사와 국제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평화를 파괴하는 군인으로서, 한편으론 평화를 유지하고 재건하는 유엔 직원으로서 같은 시대, 같은 지역에서 상반된 업무를 수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생사를 가르는 전투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구호현장에서, 대립하는 군벌들과의 불꽃 튀기는 협상 테이블에서 숨 막히고, 감동하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40대 후반을 바라보는 한 군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