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처음 가진 기준은 단 하나였다. 예술가의 삶은 작품으로 이야기되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그녀'의 삶을 증언하는 작품과 자료를 뒤지던 중 뜻밖에 발견하게 된 것은 그녀의 삶에 어른거리는 '또 다른 그녀'의 그림자였다. 그녀들은 친구이기도 했고, 선후배이기도 했다. 비슷한 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갔던 동료이기도 했고, 한 세대를 격해 삶의 이정표가 되어 준 스승이기도 했다. ... 그래서 글을 쓰는 두 번째 기준이 자연스럽게 마련되었다. 여성 예술가들이 서로의 삶에 , 서로의 예술 세계에 주고받은 관계와 영향을 중심에 놓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