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담임이셨던 후쿠다 선생님은 일본인 여자 선생님이셨습니다. 작은 키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발머리, 언제나따뜻하게 웃어주시던 선생님은 해방이 되자 일본으로 돌아가셔야 했습니다. 저는 늘 선생님을 그리워했고, 선생님도 그러하셨던지 수십 년이 지난 뒤에 기적 같은 해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해마다 8월이 되면, 긴장된 모습으로 한국을 떠나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한국과 일본의 거칠기만 했던 세계사가 흘러가는 동안, 그 속에서 있었던 선생님과 저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우의를 다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