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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신경진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9년, 대한민국 부산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3년 2월 <팬데믹 동화>

슬롯

카지노는 불합리한 구조적 모순을 축소해 보여 줄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다수가 잃고 소수가 이득을 취하는 곳이다.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는 우리 사회와 닮았다. 세상이 복잡 다양해지면서 미래에 대한 어설픈 예측은 심각한 재난으로 이어진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주사위를 던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이 불투명해졌다.

테이블 위의 고양이

지난밤에 낯선 고양이가 계속해서 내 앞으로 달려오는 꿈을 꾸었다. 길몽일까? 털은 곤두서 있고 눈은 날카로우며 발걸음은 재빠르다. 고양이는 참 근사한 동물이다.

팬데믹 동화

동화의 세계는 아름답습니다. 무지개 건너 높은 하늘과 깊은 숲이 이어지고 청옥 빛 호수가 펼쳐집니다. 그곳에서는 사슴과 토끼가 뛰어놀고 사자와 여우가 대화를 나눕니다. 이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에서 어느 날 예쁘고 용기를 지닌 여자아이가 길을 잃게 됩니다. 동화의 숲 저편에는 무서운 마법사와 마녀가 살고 불을 뿜는 용과 머리가 셋이나 되는 커다란 뱀이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려는 주인공 소녀는 마법사의 주문을 풀고 용을 무찔러야 합니다. 독자는 숨을 죽이며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동화의 배경은 다양해도 줄거리의 결말은 동일합니다. 마침내 악의 세계는 붕괴하고 얼음으로 꽁꽁 얼어붙은 동화의 나라에 온기를 품은 따뜻한 봄이 찾아옵니다. 동화와 같은 행복한 세계를 완성하는 것은 작가들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꿈을 이룬 현대 작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실을 그려내는 일을 숙명으로 삼은 작가들은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은 실패의 예감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와 동화의 세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2020년 봄, 지구를 덮친 코로나바이러스는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지독한 악당으로 등장했습니다. 사람들은 팬데믹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우왕좌왕했습니다. 수년 동안 이어진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로 우리는 결속과 연대 의식을 서서히 잃어갔습니다. 난파하는 배 위에서 오직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위드코로나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팬데믹 동화>에서 저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동화의 세계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을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씨 착한 행동이 마치 동화 속의 이야기처럼 되어버린 현실 앞에서 멈추어 서야만 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리얼리티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정말 동화의 세계에서만 실현 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삶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정다운 이웃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숲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를 만나면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아이가 숲을 벗어나기 위해 도와줄 것입니다. 실패의 예감으로 전진하지 못한다면 예술은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사랑의 실패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입니다. 동화의 세계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현실은 변화할 것입니다. 역사의 진보에 회의를 품는 일은 잠시 미루어두어도 됩니다. 대신 우리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아야만 합니다. 그들이 좌절하고 외로워할 때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삶은 절망으로 끝을 맺지는 않을 것입니다. 위드코로나의 시대가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를 이어주는 샛길이 되길 소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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