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의 촬영은 같은 세대(1980년생) 사진가인 시가 리에코(志賀理江子)에게 부탁했습니다. 시가씨는 미야기현에서 3·11 대지진 쓰나미를 만나서 피난소 생활도 체험했는데요. 저와 인연을
맺어준 것은 재해 지역에서 생활할 때 그녀의 인상에 남은 어느 환자였습니다.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같은 병을 겪은 걸 공개한 저를 취재하러 와준 것이 첫 만남이
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역사학자’로서 쓰는 마지막 책입니다. 애초에 언제까지나 과거의 직함을 사용할 생각은 없었고, 간판을 내려놓을 시기를 엿보고 있었는데, 앞서 언급한 코로나19 와중에 본 광경이 결과적으로 제 등을 민 셈입니다.
2021년 봄, 나날이 시시포스의 바위가 되어가는 올림픽 성화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