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와 톨스토이>는 1920년대 당시의 사회 정치적 상황과 긴밀히 결부된 텍스트이기도 하다. 원래 토마스 만은 독일 교양 시민계급의 대표자로서 문학과 예술의 정치화를 반대하고 서구의 문명에 맞서 독일의 독자적 문화를 강조하는 등 보수적이고 반민주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1차 세계대전 때는 전쟁을 지지하고 빌헬름 2세 체제를 옹호하며 국수주의자의 면모를 보였고, 현실 참여적이고 진보적인 작가인 형 하인리히 만과 격렬한 논쟁을 벌인 끝에 에세이 <한 비정치적 인간의 고찰Betrachtungen eines Unpolitischen>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은 독일의 패배로 끝났고 전후 바이마르 공화국의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히틀러의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이 세를 불려 나가는 등 파시즘이 발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1922년경부터 토마스 만의 정치적 견해는 서구식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로 기울기 시작한다. <괴테와 톨스토이>의 뒷부분에서 우리는 토마스 만의 변화한 입장을 엿볼 수 있다. 토마스 만은 훗날 나치 독일에서 벌어질 일을 예견하듯 야만적 파시즘의 대두를 경계하면서 그에 맞서려면 “카를 마르크스가 프리드리히 횔덜린을 읽”어야 한다고, 다시 말해 독일의 인문적 전통을 새로이 강조해야 한다고 주창한다. 그 중심에는 물론 괴테가 있다.
상실과 이별을 맴도는 우울한 기조는 계속 이어지지만 두드러지는 키워드는 청춘의 방황이나 사랑보다는 이혼, 부모, 노년, 자녀, 기억 등이다. 과거 헤르만 작품 속 인물들이 그대로 나이를 먹고 늙어서 과거를 돌아본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특히 단편에서 빛을 발하는 헤르만 특유의 섬세한 문체, 시종일관 담담하고 압축적이면서 순간 마음을 뒤흔드는 문장은 변함이 없어서 기존 작품들을 읽은 독자라면 반가운 마음이 들 것이다. _신동화
총 열다섯 편의 기상천외하고 극적인 이야기는 신성 로마 제국과 보헤미아의 과거사, 역사적 인물들의 뒷모습, 유대인의 기구한 처지는 물론이고 엇갈린 운명과 사랑, 성공과 실패, 부와 가난, 인생의 무상함과 고뇌, 애틋한 우정과 자비 등 인간과 삶에 관한 보편적 주제까지 아우르며 저마다의 개성으로 독자를 몰입시키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벌써 수십 년도 전에 나온 소설이지만 오늘날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고 신비로우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마치 어릴 적 어느 캄캄한 밤에 들었던 옛날이야기들처럼.
총 열다섯 편의 기상천외하고 극적인 이야기는 신성 로마 제국과 보헤미아의 과거사, 역사적 인물들의 뒷모습, 유대인의 기구한 처지는 물론이고 엇갈린 운명과 사랑, 성공과 실패, 부와 가난, 인생의 무상함과 고뇌, 애틋한 우정과 자비 등 인간과 삶에 관한 보편적 주제까지 아우르며 저마다의 개성으로 독자를 몰입시키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벌써 수십 년도 전에 나온 소설이지만 오늘날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고 신비로우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마치 어릴 적 어느 캄캄한 밤에 들었던 옛날이야기들처럼.
페루츠의 작품들은 역사 소설, 추리 소설, 범죄 소설, 스릴러, 미스터리 등 여러 가지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늘 환상이 자리한다. 페루츠가 그리는 현실 세계는 불가사의하고 예측할 수 없는 법칙에 지배된다. 이 세계에서 헛되이 발버둥 치는 인간을 잠시나마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환상의 힘뿐이다. 이것이 예술의 동력이자 페루츠 소설의 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