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일도 사랑도 뜻대로 되지 않고,
그러고 보면 어른이 된다고 해서 더 잘하는 것도, 더 쉬워지는 것도 없는 것 같아.
그냥 매일을 잘 버텨내면서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고 믿는 게 전부인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어느 날,
문득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시간은 진짜 어른의 시간이 아니라, 어른인 척 하고 있는 시간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아도 싫은 척, 싫어도 좋은 척. 무엇이든 덤덤하게, 감정을 숨기며 행동하고, 점차 무뎌져 무엇이 행복인지 가끔은 헷갈려하고.
조금 이상했다. 어렸던 나는 언제나 어른이 되길 꿈꿨던 것 같은데.......
그래서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려보았다.
세상 모든 것들이 반짝이고, 신기했던 날들.
무언가가 ‘되고 싶던’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떠올리고 나서야 내 안에 작은 아이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이 그런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잊고 있었던 좋았던 시절,
맑게 빛나던 시절을 기억하게 하고,
지금 내 주변에 숨어있는
아주 작지만 좋은 것, 빛나는 것을 찾게 하는 이야기.
오늘도 어른인 척 하고 있는 모두가
자신 안에 여전히 살고 있는 제이를 찾았으면 한다.
누구에게나 꿈꾸던 제이는 있을 테니까. -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