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홍차 가계부인가
『홍차가 있는 가계부』는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지나면 잊힐 나의 하루가 의미 있고,
“차 한 잔 할 여유는 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이 각박하고, 내 손에 주어진 것이 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을 써내려 가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따뜻하길 바라니까.
가계부가 홍차를 닮았으면 좋겠다.
막 뜨거운 물을 부은 찻잎이 열릴 그 순간처럼, 내 삶도 그렇게 아름다운 수색처럼 번지길 바라니까.
『홍차가 있는 가계부』를 써내려가는 독자들도 나처럼 그랬으면 좋겠다.
채워지지 않은 그림에 색을 입히면서, 딱딱한 숫자 옆에 마음 녹는 색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홍차 한 모금하면서 생각 한 모금, 가계부도 한 모금.
이러한 마음으로 이 홍차 가계부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