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에서 혼자 살지 않는 한 ‘법 없이도 살 사람’은 없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에게는 언제나 대한민국의 법이 따라다닙니다. 국회의원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국민을 대표해 국회에서 만든 것입니다. 스스로 손가락을 걸고 만든 약속이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몰랐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정치에 맡겨 놓았으니 그저 알아서 해주겠거니 한다면 주인이기를 포기하는 일입니다.
법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법으로 ‘왜’를 꺼냈습니다. 왜 그렇게 어려운 말들을 쓰는지, 청소년은 왜 가볍게 처벌하는지, 왜 변호사는 흉악한 범죄자를 돕는지, 부모님은 왜 자녀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지, 그런 것들까지 왜 법으로 정해 놓았는지…. 법에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법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저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바뀝니다. 다른 공간, 다른 시대라면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집니다.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법은 올바른 법이 되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괴롭힐 수 있습니다. 잘못된 법 때문에 나의 삶이 힘들다면 바로 잡아야겠지요. 법을 왜 알아야 하는지에 관한 대답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만든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사람들이 모여 살고, 나라 살림은 누가 어떻게 꾸려 나가야 하는지, 국민인 우리는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정리해 놓은 것이 헌법이야. 네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을 때, 혹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게 바로 헌법이란다.
책에 쓴 얘기들은 대부분 너를 보면서 떠올린 것들이야.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가지고 노는 모습에서 인공지능을 생각해 냈고, 하늘공원에 놀러 갔던 사진을 보다 우리 경제에 관한 얘기를 썼고, 네가 학급회장에 출마했을 때를 떠올리며 선거제도와 민주주의에 관한 글을 쓴 거야. 그렇게 네가 일상생활에서 겪었던 일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헌법에 대해 이해하기 편하고 쉬울 거 같아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