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면 쓰는 내내, 내 기억하라고 다이어리를 선물합니다.
누군가 기다릴 때, 시 한 구절 읽고 창문 한 번 내다보고 메모도 하면 커피 향처럼 그 여운이 함께 따라옵니다. 헐레벌떡 늦게 와 미안한 마음 가졌던 친구도 이런 친구 모습 보며 내 친구 너무 멋져, 하겠지요. 이렇게 누군가 기다릴 때 조급함을 버리고 여유로움을 갖는 데 다이어리만한 것이 없습니다. 일 년 열 두달 반복되는 저의 자잘한 소꿉장난 살림 이야기와 강의 때 만났던 수많은 독자들과 나눴던 짧은 덕담들을 담았습니다. 노래방 때문에 유행가 가사 하나 못 외우는 요즘 시절, 다이어리 한 귀퉁이에 좋아하는 시 한 구절 적어도 보고 남이 들여다보면 별일 아닌 그러나 내겐 소중한 추억들을 기록해보세요. 그럼 잠꼬대도 시로 하지 않을까요? 핸드백 속에 1년을 함께 넣고 다닐 수 있도록 작은 사이즈로 만들었습니다.
2009년 겨울 이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