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는 이상한 고양이예요. 완두콩과 놀고, 아티초크를 보면 가르랑거리고, 닭을 좋아하지요. (오직 이웃집 닭을요). 그리고 여기 프레드도 있어요. 프레드의 생의 업적이요? 게으름피우기와 숨기지요. 프레드는 잠을 자거나 어딘가에 숨지 않으면 온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기 위해 진저와 공모하지요…. 이것이 바로 고양이와의 삶이지요. 언제나 모든 걸 엉망으로 만들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고양이…, 바로 여러분이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말이에요. 언제나 정신을 몽땅 빼놓는 사고뭉치 털 뭉치들! 그런데 어쩌면 이토록 내 마음을 사로잡을까요? 이건 마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아요.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두 아이에게 감사의 인사를 바칩니다. 신비한 매력의 동반자인 고양이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모니카 바렌고와 첫 그림책 《사랑의 모양》을 만든 직후 떠오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곧바로 출판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제자리를 찾기 위해 몇 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으니까요. 우리는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함께 작업했으며, 이 이야기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무려 12년이 필요했습니다.
글을 쓸 때 항상 자신이 쓰는 이야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모니카 바렌고를 위해 이 글을 썼을 때, 이 이야기가 부재와 향수에 관한 것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야기 속 ‘당신’이 왜 화자와 함께 있지 않은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고, 단지 헤어졌을 수도 있겠지요. 모니카 바렌고는 언제나처럼 섬세한 방식으로 이 두 가지 해석을 모두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더불어 그림을 통해 그녀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이면서도, 내 이야기를 전혀 왜곡하지 않고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어떤 말로도 그의 멋진 작업을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는 훌륭한 예술가의 작품을 설명하거나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그저 감상하고 받아들이는 게 더 좋을 거예요. - 미수록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