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로 인해 불행의 늪에 빠진 엄마들을 마주할 때면 늘 마음이 아리다. 자식의 문제점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이는 엄마에게 아이를 이렇게 만든 건 당신이라고 말하는 것만큼 잔인하고 힘든 일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문제가 비롯된 지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아이의 문제 행동에 엄마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말해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다시 엄마와 아이가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를 시도하도록 부지런히 마음의 다리를 놓았다.
학습적으로 필요한 교육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엄마를 대신할 수 있고 그렇게 했을 때 오히려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자존감 교육은 아이를 향한 순수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엄마와 자식 사이가 아니고는 이토록 귀한 감정이 아이 안에 차곡차곡 쌓이게 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엄마들을 만날 때마다 진심으로 아이의 성적보다 자존감을 더욱 신경써서 챙겨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