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아름다움과
음악으로 피어나는 삶의 향기를
글 속에 담아내는 즐거움
아침에 출근해서 멀리 있는 산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하루를 넉넉하게 시작할 수 있는 여유입니다. 커피콩을 갈고 나면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고 난 후에도 한 동안 방안이 커피 향으로 가득합니다.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들어가도 그 향기는 나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음악은 내 삶의 여유이자 행복입니다. 공연장을 찾거나, 오디오에서 좋은 음악을 듣고 있으면 음악의 아름다움과 삶의 향기에 취하게 됩니다.
연주가 끝나고 나면 내 주변은 커피를 갈아 놓은 듯 음악에 대한 진한 향이 남아 한 동안 행복한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예전에는 언어가 음악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 음악을 듣는 행위 자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글을 통해 다시금 그 음악의 향기를 맡을 수 있고, 때로는 음악을 매개로 하지만 음악이 표현하지 못하는 삶의 모습을 그려 낼 수 있다는 것에 생각과 행위의 무게를 둡니다.
마치 커피를 갈고 남아 있는 그것처럼, 음악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음악이 머물렀던 곳에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그동안 음악과 함께 하며 즐겼던 행복한 향기들을 모은 것으로, 평소에 생각이 날 때 마다 긁적이던 에세이와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트위터와 페이스 북에 올렸던 짧은 글, 짧은 소설, 그리고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되었던 음악회 리뷰를 비롯한 음악 평론들입니다. 한 권의 책에 모이기에는 조금은 어색한 장르의 글들이지만 짧은 글들이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음악에 대한 이런 저런 글들을 읽으며 여러 분들의 삶 주변에 있는 음악을 즐기고, 음악이 머물렀던 자리에 남은 향기를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음악의 아름다움에 더 깊이
빠져들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글의 내용은 나의 전공 분야인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되어 있으나 모든 음악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1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패턴이라고 생각되는 감각적 수용 중심의 감상에 대해 알아보았으며, 2장에서는 나의 경험을 통해 사색하는 음악 감상이 주는 즐거움을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3장에서는 사색하는 음악 감상의 방법을 제시하였고, 4장에서는 그동안 음악과 함께 보낸 지난 시간들을 통해 나온 내 사색의 결과들을 되새겨 보았다. 마지막 5장에서는 내가 사색하는 음악 감상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된 음악 비평의 개념과 방법 및 내용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음악은 소리로 전달되는 시간 예술이다. 아무리 멋있는 음악이라도 귀로 들리는 즉시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그 감동만큼은 사람에 따라서 평생 동안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주기도 하는 것이 음악이다. 사색하는 음악 감상은 음악을 더 깊이 감동하며 들을 수 있게 해 주고 음악이 내게 더 의미 있는 무언가가 될 수 있도록 해 주며 음악을 통해 내 삶을 보다 정돈되고 부드럽고 윤택하게 가꾸어 준다. 음악 비평이라는 말이 전문적인 용어이기는 하나 나는 이 책에서 음악 비평에 대한 학술적 접근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단지 삶을 더욱 음악적이게 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독자들에게 권하는 저자의 음악 레시피이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과 환경에 맞추어 음악과 함께 하는 사색의 오솔길을 걸어 보기 바란다.